(왼쪽부터)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 각 사 제공
올해 유통업계는 코로나19 엔데믹에도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이른바 '3고' 늪에 소비자는 지갑을 닫았고, 유통업태 간 경쟁 압박 속에 수익성을 챙기기 힘든 여건이었다.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유통업체들은 희망퇴직에 나서는가 하면 '변화와 혁신'을 키워드로 한 대대적인 인사를 진행하는 등 위기 극복 해법을 고심했다. 그럼에도 K-푸드 수출액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고, 백화점 빅3 주요 점포들은 역대 최대 연 매출을 올리며 새 기록 써냈다.
2023년을 마무리하면서 유통업계 10가지 주요 이슈를 정리했다.
신세계·현대 ‘변화’ vs 롯데 ‘안정’ 인적쇄신국내 유통3사가 대규모 인사를 실시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9월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계열사 대표이사의 40%를 교체하며 변화와 쇄신, 시너지 강화, 성과총력체제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의 틀을 깨는 새로운 조직 운영 체계를 도입하는 한편, 우수한 젊은 인재들을 과감히 중용·배치해 새로운 도약과 미래 경쟁력 강화를 강력하게 추진한다는게 신세계 측 입장이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지난달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조직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내부 인재를 승진 발탁한 것이 특징이다.
어려운 대내외 경영환경을 감안해 조직을 확장하기 보다는 안정 기조를 바탕으로 내실을 꾀하는 동시에, 변화와 혁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그룹의 미래 성장을 준비하겠다는 포부다.
롯데그룹의 임원인사 방향은 혁신 지속을 위한 젊은 리더십 전진 배치, 핵심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위한 핵심 인재 재배치, 외부 전문가 영입 확대, 글로벌 역량 및 여성 리더십 강화 등으로 압축된다. 그 결과 전체 임원 규모의 변화는 크지 않으나, 지난해 대비 주요 경영진이 대폭 교체됐다.
쿠팡 매출 8조 독주와 유통공룡 롯데 희망퇴직…e커머스 업계 희비교차코로나19발 급성장 후 엔데믹을 맞으며 e커머스 업계 지각변동이 일어난 후 공고히 굳혀지는 한해였다.
분기 매출 8조원에 흑자로 돌아선 쿠팡 등 일부는 온라인을 넘어 온·오프 전체 유통시장에서의 세를 확장하고 있는 반면 기존의 오프라인 강자들의 e커머스 사업은 희망퇴직을 받는 등 분위기가 어둡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이 시작된 2020년 온라인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18.4% 급증했고, 이후 2-21년 15.7%, 2022년 9.5%로 상승률을 줄이다 올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7.2% 상승했다.
내년에도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며 합리적 소비 형태가 일상화하면서 온라인 쇼핑에 무게 중심이 실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업계 내 희비는 중국의 알리 등 한국시장 진출에 따라 더욱더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 내 진열된 제로슈거 음료들. / 디지틀조선TV
식품업계 강타한 아스타팜 '공포'설탕의 200배 단맛을 낸다고 알려진 인공 감미료 아스파탐이 '발암 가능' 물질로 지정되면서 식품업계가 술렁였다. 식품업계는 재빠르게 ‘아스파탐 손절’에 나섰다.
지난 7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아스파탐을 ‘2B군(발암 가능 물질)’으로 분류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발암물질 4개 등급으로 나누는데, 2B군은 인체에 대한 연구가 제한적이고 동물 실험 자료가 충분치 않은 경우에 해당하며 발암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밖에 발암성이 있는 물질은 1군(담배 석면 등), 발암 추정 물질은 2A군(붉은고기, 우레탄 등)으로 구분된다.
식품업계는 아스타팜 대체 원료 찾기에 나섰다. 오리온은 포카칩과 고래밥 등 10여 개 스낵 제품에 들어있는 아스파탐을 대체 원료로 교체했다. 이 밖에 업체들도 소비자 우려를 가라앉히기 위해 대체 감미료를 찾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일본 오염수 방류에 식품업계 '비상'일본 정부가 지난 8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진행하면서 식품업계가 비상에 걸리기도 했다. 업계는 소비자들의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는 등 식품 안전성 확보에 나섰다.
주요 식품사는 방사능 검사를 자체적으로 시행할뿐 아니라 외부기관에서도 받는 등 '투트랙'으로 진행해 공신력을 높였다. 아울러 식품사들은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비해 원료 수입처 다각화에도 나섰다.
특히 식품 제조에 필수적인 소금의 경우 국산 소금 수급에 차질을 빚을 경우까지 고려해 호수염, 암염 등으로 대체하는 등 안전성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
일본이 오염수 방류 계획을 밝힌 지난 6월에는 미리 소금을 사두려는 사람이 증가한 데다 생산자들이 장마철을 앞두고 생산량을 조절하며 천일염 값이 오르고, 온라인몰 등에서는 천일염이 일시 품절되기도 했다.
인천공항 면세점 / 뉴스1
신세계 단일매장 첫 3조 돌파...롯데 2조·현백 1조 넘겨유통업계 전반이 침체된 가운데, 서울에 거점을 둔 백화점 점포들이 역대 최대 연매출을 올리며 새 기록 써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사상 첫 연매출 3조원을 달성하며 '3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고, 롯데백화점이 잠실점에 이어 본점까지 2조 매출을 넘기며 올해 '2조 클럽' 점포 2개를 보유하게 됐다.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은 최단 기간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며 신흥 강호로 떠올랐다.
신세계백화점은 12월 21일, 강남점의 누적 매출이 3조원을 넘어섰다. 단일 유통 시설이 연 3조원의 매출을 올린 것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처음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올해 2조원 매출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잠실점까지 포함하면 서울 시내에만 2조원 매장을 2개 확보하게 됐다. 여의도 더현대 서울은 개장 2년 9개월 만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백화점 중 최단 기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신세계·호텔신라·현대백화점면세점,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 사업자 선정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사업자가 교체됐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이 22년만에 인천공항에서 철수하면서 신세계·신라·현대백화점면세점 체제로 변경됐다.
향수·화장품과 주류·담배를 판매할 수 있는 DF 1·2구역에는 호텔신라(DF1구역)와 신세계디에프(DF2구역)가 영업을 시작했다. 패션과 액세서리, 부띠끄를 판매하는 DF3~4구역 사업권(신규 특허)은 호텔신라와 신세계디에프가, 부띠끄를 판매하는 DF5구역은 현대백화점면세점으로 변경됐다. 롯데면세점은 시내면세점과 온라인에 집중하는 한편 해외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한다.
농식품 수출 역대 최대 90억달러 돌파…'K-푸드+' 120억달러 육박농림축산식품 수출액이 전년 동기 보다 3.0% 증가한 90억1000만달러(약 11조7000억원·잠정치)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신선식품 수출액은 15억1000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4.2% 감소했으나 라면과 음료 등 가공식품은 75억달러로 4.6% 증가했다.
주요 품목을 보면 신선식품 가운데 김치는 1억5000만달러로 10.3% 늘었으며 딸기는 22.5% 증가한 7000만달러다. 배 수출은 7000만달러로 3.6% 늘었으며 포도는 6000만달러로 35.9%나 증가했다. 가공식품 중 가장 대표적 수출 상품인 라면은 9억4000만달러로 24.7% 증가했다. 과자류는 6억5000만달러로 6.0% 늘었으며 음료는 11.6% 증가한 5억7000만달러다. 쌀 가공식품은 19.3% 늘어난 2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농식품과 농식품 전후방산업을 포함한 'K푸드 플러스(+)' 수출액은 118억7000만달러로 2.8% 늘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주류 매대 / 뉴스1
판 커지는 ‘대체육’ 시장…식품업계 미래 먹거리 부상환경과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국내 식품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대체육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체육은 동물 세포를 배양하거나 식물성 성분 등을 활용, 모양과 식감을 고기와 유사하게 만든 식품이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대체육 세계 시장 규모는 2021년 54억 달러에서 2025년 약 71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식품기업들은 앞다퉈 대체육 시장에 뛰어들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2021년 7월 '베러미트'를 론칭하고, 대체육 사업에 진출했다. 첫 제품으로 돼지고기 대체육 햄 '콜드컷'을 선보인 이후 식물성 런천 캔햄·소시지 패티·프랑크 소시지·미트볼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베러미트를 활용한 가정간편식(HMR)도 내놨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4월 자사 프리미엄 간편식 브랜드 '올바르고 반듯한'를 통해 베러미트 접목 제품을 출시했다.
지난 2021년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출시한 CJ제일제당은 비건(채식주의) 만두와 김치를 시작으로 식물성 식품 사업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식물성 식품 아르앤디(R&D) 토크’에서 ‘식물성 식품’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았다.
풀무원 역시 지난해 출시한 식품 전문 브랜드 '지구식단'을 통해 대체육 시장 강화에 나섰다. 동물성 대체식품, 식물성 단백질 강화 식품, 식물성 간편식으로 구성됐다. 풀무원은 지구식단 매출 비중을 2025년 27%이상으로 키워나가겠다는 목표다.
정부 물가안정 동참하는 식음료업계...출고가 인하 '러시'식음료 업계가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 기조에 협조하기 위해 주요 제품 가격 인상을 철회했다.
오뚜기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제품 일부 가격을 인상키로 했다가 최근 편의점 등에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당초 오뚜기는 원재료와 물류비 상승을 이유로 내달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카레와 케첩 등 제품 24종 가격을 올릴 예정이었다.
풀무원도 12월부터 편의점 판매 상품 ▲요거톡 초코그래놀라 ▲요거톡 스타볼 ▲요거톡 초코필로우&크런치 등 3개 가격을 올릴 계획이었지만 이를 전격 철회했다.
하이트진로도 참이슬, 진로 등 소주 제품의 출고가를 인하했다. 참이슬, 진로는 기존 출고가에서 10.6% 낮아지고 과일리큐르는 10.1%, 증류식 소주인 일품진로 등은 10.6% 낮아진다.
롯데칠성음료는 처음처럼과 새로 등 소주 제품에 한 해 반출 가격을 인상하지만 출고 가격은 내린다. 롯데칠성음료는 360ml 병 기준 처음처럼은 6.8%, 새로는 8.9% 반출 가격을 올릴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의 '기준판매비율' 도입에 따라 실제 출고가는 이전 대비 처음처럼 4.5%, 새로 2.7% 인하된다.
롯데는 한국구세군과 내년 1월까지 온∙오프라인에서 '마음온도 37도 캠페인'을 진행한다 / 롯데 제공
"따뜻한 온정 나누세요" 유통업계, 사회공헌 확산유통업계가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온정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기부를 통해 취약계층을 돕는 동시에 ESG경영 강화에 나선 것이다.
롯데는 한국구세군과 내년 1월까지 온∙오프라인에서 '마음온도 37도 캠페인'을 진행한다. 오프라인에서는 이달 31일까지 롯데백화점 본점과 롯데월드몰 등 서울과 경기 지역 5곳에 모금 부스를 설치해 점포를 방문하는 고객들의 참여를 유도한다. 온라인 모금은 다음 달까지 운영하며, 구세군 홈페이지 및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CJ는 이웃사랑 실천을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 20억원을 기탁하며 '희망2024 나눔캠페인'에 동참했다.
SPC는 취약계층의 따뜻한 겨울 나기를 돕기 위해 연탄 나눔 활동을 진행하고 사회복지법인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을 통해 연탄 총 2만장을 기부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아리따운 물품나눔’을 통해 48억원 상당의 화장품과 생활용품 등을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는 경기도 과천시 꿀벌마을에서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를 진행했다. CFS는 사회복지법인 밥상공동체복지재단에 연탄 3000장을 후원하고 CFS 임직원들은 과천시 꿀벌마을의 비닐하우스촌에 직접 연탄을 배달했다.
KT&G는 지난 11월부터 서울 성수동 'KT&G 상상플래닛', 'KT&G 상상마당 춘천·부산'을 비롯해 공장, 지역 영업본부 등 전국 기관에서 '연말 김장 나눔 행사'를 열고 지역사회 소외계층에게 4억원 상당의 김장김치(40톤 규모)와 함께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오비맥주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에서 결식우려아동 행복상자 지원 전달식을 진행하고, 사회공헌 네트워크 행복얼라이언스에 1000만원 상당 간식과 기부금을 전달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2023 산타바리스타 희망기금 전달식'을 갖고 총 9억3000만원의 산타바리스타 희망기금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전달했다.
농심은 서울 동작구 일대에 사랑의 김장김치 1400㎏(약 560포기)와 연탄 3000장을 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