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 기자간담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DB
26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는 정규 9집 '20&2'로 컴백하는 동방신기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앨범은 2018년 12월 발매된 스페셜 앨범 'New Chapter #2 : The Truth of Love'(뉴 챕터 #2 : 더 트루스 오브 러브) 이후 약 5년 만에 선보이는 것으로, 동방신기가 그간 쌓아온 시간과 경험은 물론, 앞으로 이들이 보여줄 새로운 비전까지 음악으로 담아냈다.
유노윤호는 "동방신기가 성인식을 맞이하는 나이다. 저희의 20년 활동을 되짚어보면서, 또 향후 활동을 어떻게 해나갈지에 대해 알리는 앨범이 될 것 같다"라며 뜻깊은 감회를 전했고, 최강창민은 "어떤 기념일 등에 크게 감흥이 있는 편이 아니었는데, 동방신기로서 20주년은 그래도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라며 "그런 특별한 날을 맞이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동방신기는 2003년 12월 26일, SBS TV 송년특집 '보아&브리트니 스페셜'에서 처음 얼굴을 알리며 가요계에 데뷔, 이듬해 1월 14일 데뷔 싱글 'Hug'(허그)를 발매했다. 이후 수많은 '빛나는 계절'을 보낸 뒤 바로 오늘, 데뷔 20주년을 맞이하게 됐다.
최강창민은 "20주년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에는 많은 원동력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힘은 팬 여러분이 아닐까 싶다"라며 "팬 여러분이 계신 덕분에 지금까지 할 수 있는 것 같다. 저희 둘이 서 있을 수 있는 발을 내딛는 장소가 모두 팬 여러분의 사랑 덕분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저희가 실망시켜드리지 않게 멋지고 좋은 활동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라고 돌아봤다.
유노윤호는 "팬 여러분은 물론 동방신기라는 브랜드를 위해 많은 스태프분들께서도 함께 고생해 주셨다"라며 "그분들의 추억과 팬들이 계신 덕분에 달릴 수 있었다. 그게 곧 카시오페아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의미를 되새겼다. 유노윤호는 이어 "동방신기를 수식어로 표현한다면 와인 같은 그룹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숙성될수록 맛과 향이 진해지는 와인처럼, 저희도 시간이 지나고 나니 맛과 멋이 풍기는 그룹이 된 것 같다. 그게 무대 위에서 더욱 빛나고 은은하게 남겨지는 것 같다"라고 자신했다.
20주년을 활동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을 묻자 최강창민은 2010년 열린 SMTOWN 콘서트를 언급했다. 당초 동방신기는 5인 체제로 데뷔했으나 멤버들 중 3명이 팀을 떠났고, 2010년 SMTOWN 콘서트는 2인 체제 동방신기가 첫 활동을 재개한 시점이다.
최강창민은 당시 상황에 대해 "저희 둘이 오랜만에 팬 여러분 앞에 서게 된 날이었는데 여러 의미가 내포된 시기였다. 다시 팬들 앞에서 무대를 멋지게 할 수 있는 감격과 영광을 느낄 수 있는 자리기도 했고, 동시에 오랜만에 무대에 오르게 됐다는 위기와 두려움이 있기도 했다"라며 "특히 저희가 와이어를 타고 등장했는데, 정말 여러모로 저희에게는 위기의 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후 2011년 1월 정규 5집 '왜 (Keep Your Head Down)'을 통해 본격적인 2인 활동에 나서게 됐다. 특히 해당 앨범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며 각종 신기록을 세우게 됐고, 2013년에는 한국 가수 최초로 일본 닛산스타디움에 입성하게 됐는데, 3일 공연을 펼친 것은 동방신기가 유일하다. 유노윤호는 "당시 닛산스타디움 공연을 포함해 100만 관객을 동원했는데, 지금까지 그 기록이 깨지지 않았다"라면서도 "사실 이러한 기록도 물론 중요하지만, 제일 영광스러운 순간은 콘서트를 마칠 때 슬로건을 들어줄 때다. 어떤 무대든 같이 호흡하고 슬로건을 들어주는 모습을 보면 무대에 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뜻깊은 족적을 남겨온 동방신기는 이제 또 새로운 걸음을 시작할 준비를 마쳤다. 이번 앨범 타이틀로 선정된 'Rebel'(레벨)은 '한 시대의 진정한 반항아(Rebel)는 기존 관념에 대한 단순한 반대가 아니라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밀고 나아가는 자'라는 메시지를 가사에 담은 폭발적인 에너지의 댄스 곡으로, 그동안 동방신기가 걸어온 길을 투영하는 동시에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다짐까지 함께 느낄 수 있다.
최강창민은 "저항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는데, 어떠한 강렬한 느낌보다는 저희가 20년을 활동하다 보니 정체될 수 있는 위치에 놓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정체되지 않고 저항하며 나아가자는 의미를 담았다. 이러한 메시지에 걸맞게 동방신기의 현재와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음악을 느낄 수 있는 앨범이 될 것 같다"라고 소개했다.
유노윤호 역시 "동방신기다우면서도 새롭게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며 "켄지 작가님이 이번에 작사, 작곡, 편곡은 물론 디렉팅까지 오랜만에 해주셨다. 신인 때부터 함께 해왔던 분이기 때문에 저희의 장점은 물론, 초심까지도 잘 잡아주셔서 재미있는 곡이 나온 것 같다. 퍼포먼스뿐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약간 웅장하면서도 심플한 부분이 있는데, 충분한 에너지를 드릴 수 있는 곡"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새 앨범에는 다양한 스타일의 댄스 곡 'Down'(다운), 'Rodeo'(로데오), 'Jungle'(정글), 'Life's A Dance'(라이프스 어 댄스)부터 유노윤호의 솔로곡 'Fix It'(픽스 잇), 최강창민의 솔로곡 'Take My Breath Away'(테이크 마이 브리드 어웨이), 최강창민이 직접 작사한 팬송 'Promise'(프로미스), 데뷔 20주년을 맞이해 언플러그드 버전으로 재해석한 'The Way U Are'(더 웨이 유 아), 그리고 팬들을 향한 고마움을 노래하는 '빛나는 계절 (Starlight)'등 동방신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2004년 발매된 곡 'The Way U Are'를 2023년 버전으로 재해석했다고 전해 궁금증이 더해진다. 최강창민은 "'20&2'를 제작하며 팬들께 선물 같은 트랙을 선사하고 싶다는 의견이 나왔고, 기존의 곡을 리메이크하게 됐는데 여러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동방신기의 'The Way U Are'를 커버하는 모습을 봤는데 정말 좋았다. 이제 어른이 된 동방신기가 재해석해서 선물처럼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노래를 고르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유노윤호는 새로운 출발선을 앞두고 있는 것에 대해 "진짜 후회 없이 딱 가보자고 해서 20년 동안 야생마처럼 달려왔던 것 같다"라며 "조용필, 나훈아, 박진영 등 많은 선배님을 보며 대단하다고 느끼는 것은 현역이라는 것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모습을 보인다는 자체다. 그 부분을 앞으로도 잃지 말아야겠다. 다만 그걸 조급하게 하기보다는 전체를 바라보며 느긋하게, 다치지 않고 꾸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게 제일 멋진 순간이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강창민은 "사실 저희가 이렇게 20주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못 했다"라며 "요즘 들어 무언가를 한결같이 꾸준하게 하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20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며 저희가 무언가를 특별하게 해냈다기보다는 꾸준하게 해왔던 것 같다. 저희 팀을 수식어로 빗대면 '성실'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지난 시간에 대해 자평했다.
이어 앞으로 활동 계획에 대해 "데뷔했을 당시 먼 목표를 그리기보다는 내일에 있을 일을 하나씩 해나가다 보니 데뷔 20주년을 맞이하게 됐는데, 향후 20년을 떠올리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일단 저희 지금 목전에 있는 일들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조만간 있을 콘서트에 대해 여유롭게 말씀드리고 있지만, 준비가 아직 안 됐다. 아직도 리허설할 것이 많고, 애가 타들어간다. 그래도 열심히 준비해서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무리하고 이러한 식으로 시간을 늘려가다 보면 길게 호흡할 수 있는 가수가 되어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한편 동방신기는 오늘(26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정규 9집 '20&2' 전곡 음원을 공개한다. 여기에 이어 동방신기는 오는 30일과 31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2023 TVXQ! CONCERT [20&2]'(2023 동방신기 콘서트 [20&2])를 개최,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역대 히트곡들부터 정규 9집 신곡까지 무대를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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