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바로엔터테인먼트 제공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이유미가 이젠 어엿한 원톱 주연 배우가 됐다. 최근 '힘쎈여자 강남순'에서 타이틀롤로 활약한 이유미는 종영 인터뷰에서 그간 느꼈던 부담감을 털어놨다.
이유미는 "처음 캐스팅됐다고 얘기를 들었을 때, 전작의 흥행이 있다 보니 부담이 되기도 했다. 작품에 누가 되지 않으려고 제가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에 긴장을 많이 했다"라고 운을 뗐다.
이유미가 연기한 강남순은 초월적인 힘을 가진 인물이다.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몽골에서 성장한 남순은 그늘이라고는 없는, 순수한 청춘으로 자랐다. 일반적인 성인의 텐션에서는 나오기 힘든 캐릭터이기도 했다. 아이 같은 말투와 행동을 하지만 미워 보이지 않는 게 바로 남순의 매력이었다.
이에 대해 이유미는 "캐릭터가 어떻게 하면 더 순수하게 표현이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더 사랑스러워 보일 수 있을까를 중점적으로 생각하며 연기했다"라며 "감독님과도 많이 상의를 했는데, 감독님 따님이 자기에게 반말을 하는데 그 모습이 한 번도 미워 보인 적이 없다고 하시더라. 어린아이의 순수함에서 오는, 악의 없는 반말인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셔서 저도 순수한 남순이를 표현할 때 반말을 사용하게 됐다"라고 회상했다.
특히 '힘쎈여자 강남순'은 이유미의 첫 TV 드라마 주연작이자 타이틀롤이었다. 작품이 공개된 후에도 인기를 실감하지 못했다는 이유미는 "사람들이 저를 알아봐 주실 거라는 생각을 사실 못하고 있었다. '나를 어떻게 알아보겠어' 했는데, 최근 부산 촬영을 갔다가 시장에서 많은 분들이 '남순아' 하면서 불러주시는 걸 경험했다. 그때 연령층이 다양한 분들도 나를 알아주시는구나 실감했다"라고 웃어 보였다.
'힘쎈여자 강남순'은 JTBC 방영과 함께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를 만났다. 작품은 방영 중 넷플릭스 비영어권 TV쇼 부문에서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에 이어 '지금 우리 학교는', 그리고 '힘쎈여자 강남순'까지, 연이어 글로벌 히트작에 출연하고 있는 이유미는 "그저 운이 좋았다"라며 겸손해했다.
그는 "이 세 작품의 공통점을 찾아보면 장르가 명확하다는 점이 있는 것 같다. (콘텐츠적으로도) 게임이나 초능력적인 힘을 소재로 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한 작품들이다. 일반적이지 않은 것들이 흥행 포인트로 작용한 것 같다. 여기에 플러스, 좋은 운이 따랐던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힘쎈여자 강남순'은 범죄 카르텔을 타파하는 여성들의 이야기에 각각의 로맨스까지 더해 다채로운 재미를 잡았다. 특히 극 중 강남순과 강희식(옹성우)의 청춘 로맨스는 단연 관전 포인트였다.
이번 작품에서 첫 호흡을 맞춘 옹성우에 해 묻자, 이유미는 "둘 다 낯을 가리는 성격인데, 다행히 장난치는 걸 좋아했다. 덕분에 현장에서 많이 친해졌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옹성우 씨는 되게 공부를 많이 하는 착실한 배우라고 생각한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많이 봤다. 저에게도 많이 물어봐 주시고, 연기에 있어서는 한없이 진지하고 장난기 없는 친구라는 느낌을 받아서 되게 멋지다고 생각했다"라며 "성우가 군대에 있지 않나. 본방사수할 때마다 성우의 멋진 모습을 캡처해서 몇 번 보냈다. 창피해하면서도 고맙다고 하더라"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김정은과는 모녀 호흡을, 김해숙과는 조손 관계로 합을 맞춘 이유미다. 선배들의 연기를 직접 경험한 그는 "제게는 수만 명의 롤 모델이 있는 것 같다"라며 "롤 모델이 수시로 바뀌는데, 지금은 (김)정은 선배님과 (김)해숙 선배님이다. 정은 선배님은 현장에서 사람을 잘 챙기시더라. 저도 그걸 보고 '이 일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을 더 잘 챙기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싶었다"라고, "해숙 선배님은 오랜 시간 연기를 하면서도 열정을 놓치지 않으시는 모습이 되게 멋졌다. 말씀이나 행동 하나하나가 너무 사랑스러운 부분이 있으셔서 제 롤모델로 꼽고 싶다"라고 선배들을 향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강남순'으로 극강의 하이텐션을 보여준 이유미는 전작에선 어두운 내면을 가진 인물을 특유의 매력으로 소화해 호평받았다. 이유미는 "밝은 캐릭터는 저만의 밝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고, 어두운 캐릭터를 연기할 때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생각하고 캐릭터의 아픔과 힘듦을 통해 공부가 되기도 한다"라며 "어떤 캐릭터를 하든 내면적인 성장이 있는 것 같다. 극단에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저에게는 너무나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덧붙였다.
이유미는 중학생 시절 데뷔해 아역 배우부터 차근차근 경험을 쌓았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연기에 쏟아부어 온 그는 열정의 비결을 묻는 말에 의외의 대답을 내놨다. 이유미는 "제 성격이기도 한데, 어떤 기분이 들어도 되게 잘 잊어버린다. 감정이 일어났을 때 억지로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인정하다 보면 어느새 좋지 않은 감정이 사라져 있더라. 이게 제가 오랫동안 '연기가 재밌다'라는 생각을 잃지 않게 해준 비결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배우로서의 목표는 "행복하게 연기하는 것"이라고 말한 이유미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Mr. 플랑크톤' 촬영에 한창이다. 그는 "차기작은 사랑에 대한 깊은 이야기가 나오는 스토리다. 또 다른 제 매력을 보시지 않을까 싶다"라며 "다음 작품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라고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올 한 해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과 영화 '뉴 노멀'에서 열연한 이유미는 내년 넷플릭스 'Mr. 플랑크톤'으로 시청자를 찾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