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동욱이 현실 로맨스로 겨울 극장가를 사로잡고 있다. 지난달 개봉한 후 N차 관람을 부르고 있는 영화 '싱글 인 서울'을 통해서다. 싱글들의 연애 세포까지 자극하고 있는 이동욱은 개봉 전 진행된 인터뷰 현장에서 꾸밈없는 모습으로 취재진을 맞았다.
영화 '싱글 인 서울'은 혼자가 좋은 파워 인플루언서 영호(이동욱)과 혼자는 싫은 출판사 편집장 현진(임수정)이 싱글 라이프에 관한 책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현실 공감 로맨스. 이동욱은 여러 번의 연애 실패를 겪으며 싱글의 삶을 찬미하게 된 인물을 맡았다.
이동욱은 '싱글 인 서울'을 통해 2년여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이에 대해 이동욱은 "큰 스크린에서 오랜만에 제 얼굴을 보니까 되게 기분이 좋았다. 많이 쑥스럽기도 했다. 원래도 누군가와 함께 모니터를 잘 못하는 편인데, 배급 시사 때 극장 안에 계신 많은 관객분들과 보니 쑥스럽고 스스로 집중이 잘 안됐다"며 "관객들 반응을 보느라 신경이 쓰였는데,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웃으시는 걸 보고 '우리 작품에 공감이 되나 보다' 싶어 좋았다"고 말했다.
최근작 '구미호뎐' 시리즈에서 비현실적인 판타지 연기를 소화해야 했던 그. 이동욱은 "'싱글 인 서울' 하기 전에 판타지 액션 스릴러를 위주로 했는데 조금 지쳤다. 그래서 정상인을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판타지 스릴러는 끊임없이 보는 분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 과정이 생각보다 피곤하고 쉽지 않다"며 "누가 봐도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현실적인 캐릭터를 하고 싶을 때 '싱글 인 서울' 제의가 왔다. 글을 봤는데 술술 읽혔고, 감독님의 재치 있는 대사들이 좋았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전했다.
특히 이동욱이 '싱글 인 서울'에 끌렸던 지점 중 하나는 상대 배우 임수정이다.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서 한차례 헤어진 연인으로 짧은 호흡을 맞췄던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잘 맞는 상대임을 알아차렸다. 두 사람은 생각보다 빠른 시기, '싱글 인 서울'을 통해 제대로 합을 맞춰볼 수 있었다.
이동욱은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서는 제가 카메오로 출연했었다. 그때는 진짜 한 신 나오는 거라 방해가 안되게 빨리 찍고 가자는 마음이었는데, 짧은 시간 찍을 때도 느낌이 좋았다. 마음이 편하고 호흡이 잘 맞는 느낌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기회가 빨리 왔다. 임수정 배우와 더군다나 로맨스를 찍을 수 있다니 너무 좋았다"고 솔직한 마음을 드러낸 이동욱은 "현장에서 제가 도움을 많이 받았다. 저는 성격이 급해서 그냥 현장에서 이렇게 하면 되잖아 하는 편인데 임수정 배우가 저를 자중하게 해줬다. 현장에서 디테일하게 하나하나 짚어가는 스타일이더라. 덕분에 제가 멈춰서 생각할 시간이 있었다. 그런 점에서 좋은 배우이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호흡을 전했다.
실제 서울에 사는 싱글인 이동욱은 "이젠 혼자 있는 게 편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하면 좋은데 어디서 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냥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내버려 두고 있다. 노력도 딱히 하지 않는다. 노력을 안 하면서 어떻게 되겠지 하고 생각하는 것도 되게 우스운 것 같지만 어쨌든 그런 상태"라며 연애 세포가 식어 있는 모습을 보였다.
작품 속 영호는 결별한 전 연인 주옥(이솜)과의 조우를 통해 자신의 진짜 모습을 깨닫는다. 실제 이동욱에게 과거의 연애를 돌아보면 어떤 느낌이 드는지 물었다. 이동욱은 "저는 좀 헛똑똑이 같은 스타일인 것 같다. 영호처럼 호구 같지는 않은 것 같고, 제 할 말은 다 하는 스타일이었다"며 "(돌아보면) 그런 저를 보면서 상대방은 '웃기고 있네' 했을 거라는 지점도 있다. 그래서 연애가 참 어려운 게 아닌가 싶다. 40대가 되니 더 어려워지지 않나 싶다. 예전엔 마음이 있으면 다가갔는데, 이제는 점점 움츠러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코 비혼주의자는 아니라고 선을 그은 이동욱이다. "결혼에 대한 로망이 있는 건 아니지만,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다. 아기도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열린 자세로 '자만추'를 기다리겠다고 웃어 보였다.
이동욱의 필모를 보면 유독 다채롭다는 느낌이 든다. 연이어 비슷한 장르를 고르지 않았던 덕이다. 로맨스 후엔 판타지, 액션을 골랐고 요즘은 예능까지 진출하며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이동욱은 "같은 장르를 연달아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제 필모그래피를 보시면 퐁당퐁당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거다"라며 "저는 오히려 비슷한 캐릭터를 연이어 하는 게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전작이 잘 되면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잘 안되면 또 잘 된 것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또 비슷한 걸 연달아 하면 배우로서 안주하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며 더 늙기 전에 하드보일드 액션도 하고 싶다고 도전 정신을 드러냈다.
특히 임수정과 다른 작품에서도 재회하고 싶다고 말한 이동욱. 그는 "임수정 배우와는 이번에도 좋았지만 다음엔 더 깊은 멜로, 어른스러운 멜로를 해보고 싶기도 하다. 또 임수정 배우가 판타지 장르를 좋아한다더라. 그런 걸 같이 해봐도 재밌을 것 같다"며 바람을 전했다.
한편, 이동욱과 임수정의 단짠 현실 로맨스를 다룬 영화 '싱글 인 서울'은 전국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이동욱은 오는 2024년 1월 17일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