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센스·TCL에 밀려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 4위 전망
OLED TV 매출 전년 대비 30% ↓…4분기 HE 적자 예상
미래 먹거리 콘텐츠·서비스 사업에도 부정적 영향 줄 수 있어
LG 올레드 에보./LG전자 제공
LG전자의 TV 판매량이 중국 업체에 밀려 올해 글로벌 4위에 머물 전망이다. 경기 침체 영향으로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고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 집중된 LG전자의 TV 포트폴리오가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TV시장에서의 지배력 감소는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밀고 있는 콘텐츠·서비스 사업에도 부정적이다. 플랫폼 기반이 줄면 시너지 확대가 어렵기 때문이다.
14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TV 출하량은 1위 삼성전자(3630만대), 2위 하이센스(2700만대), 3위 TCL(2620만대), 4위 LG전자(2291만대)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 업체인 하이센스와 TCL은 각각 전년 대비 12.4%, 16.3% 증가하며 시장 지배력을 끌어올렸다.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가 가성비 전략과 현지화된 생산을 통해 점유율을 높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자국 브랜드 소비가 두드러진 중국 시장과 남미·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에서도 액정표시장치(LCD) TV를 바탕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중국 업체의 성장으로 가장 큰 타격받고 있는 제조사가 LG전자다. 삼성전자는 출하량과 매출 모두 글로벌 1위를 수성하는데 성공했으나 LG전자는 지난해 출하량 2위를 내준 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TCL에 처음으로 자리를 내준 이후 올해는 4위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LG전자는 OLED TV 매출이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하락하는 등 부진을 겪고 있다. 프리미엄 TV시장을 공략하는 판매 전략을 취하고 있기에 프리미엄 TV로 대표되는 OLED TV의 부진은 뼈아프다.
올해 4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의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가 4분기에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기 저가 제품 선호 경향에 따라 OLED 등 프리미엄 TV의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HE사업본부가 242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프리미엄 TV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 전망이지만 LG전자가 의미 있는 성장을 기록할지는 미지수다.
최근 글로벌 TV시장이 정체되면서 LG전자는 콘텐츠/서비스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독자 스마트 TV 플랫폼 웹OS를 중심으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LG전자는 LG 스마트 TV 외에도 타 TV 브랜드와 다른 제품군에도 웹OS를 공급해 2026년까지 웹OS 사업 모수를 3억대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LG전자가 TV 출하량 경쟁에서 밀리면 이 같은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LG전자를 포함한 웹OS TV 진영 경쟁력이 그만큼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LG전자는 최근 연말 인사를 통해 박형세 HE사업본부장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LG전자 통틀어 2명뿐인 사장 승진자 중 한 명이 실적 둔화를 겪고 있는 TV 사업에서 나온 것이다.
박형세 사장은 TV 사업을 맡아 OLED TV 세계 1위를 이끈 TV 전문가로 알려졌다. 그의 승진은 경쟁이 치열해지는 글로벌 TV시장에서 회사가 힘을 실어주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OLED TV 매출과 글로벌 TV시장 점유율 회복, 플랫폼 사업 경쟁력 강화를 박형세 사장의 우선 과제로 지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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