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해 푸동지구/정상혁 기자
올해 초 세계 금융기관들은 리오프닝의 영향으로 중국 경제가 다시 살아날 것을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청년 실업률과 디폴트 위기에 몰린 부동산 기업들 그리고 마이너스로 전환된 소비자 물가지수 등은 오히려 중국 경제의 디플레이션을 경고하고 있다. 설상가상 인구감소와 고령화 문제까지 더해져 중국 경제는 지금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전철을 밟고 있다는 평가마저 받고 있다.
지난달 24일 중국 매체 환구시보는 이런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듯 ‘중국 경제가 지속 성장이 가능한 이유’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 신문은 “중국 경제는 세계 각국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 기여도는 35%에 달한다”며 “다양한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성장 목표를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중국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다른 국가와 달리 인플레이션 상황에 놓여있지 않고, 은행 예금 준비율이 7.5%로 선진국의 0~1%에 비해 훨씬 높아 금융완화 정책을 펼 수 있는 여력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덧붙여 부동산 업황이 개선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고, 친환경과 디지털 산업이 중국 경제의 새로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친환경 및 디지털 경제의 국내 GDP 기여율은 4.7%에 달했다. 중국의 태양광과 풍력 발전 설비, 민간용 드론, 고속 철도, 리튬 이온 배터리, 로봇 산업 등의 기술력은 이미 최고 수준으로 높은 세계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환구시보는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신문은 “양국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미중 무역액은 약 7천억 달러에 이르렀고 제3국을 통한 간접 무역액도 급증하고 있다”며 “미국의 중국 첨단 기술에 대한 규제가 장기적으로는 중국 기술 개발을 가속화시킬 것이며, 결국엔 반도체 및 양자 컴퓨팅과 같은 첨단 분야에서 혁신을 이뤄낼 것”이라고 논평했다.
한편 지난 5일 국제신용평가 회사 무디스는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1으로 유지하면서도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중국 당국이 부채가 많은 지방 정부와 국영 기업에 재정 지원을 제공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의 이유로 들었다. 또한 “부동산 시장 침체로 중기 경제 성장도 늦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무디스는 2026∼2030년 중국의 연간 경제 성장률은 평균 3.8%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부동산 위기와 지방정부 부채는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며 곧장 반박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지난해 말 국가 채무는 총 61조 위안(약 1경1200조원)으로 GDP 대비 비율은 국제적 위험선으로 평가받는 60%보다 크게 낮은 50.4%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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