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가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마에스트라'가 되어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극 중 마에스트라 차세음과 '마에스트라'를 이끄는 배우 이영애는 어딘가 닮은 점이 많다. 이러한 이유에서일까. 이영애는 '마에스트라'에 대한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냈다.

6일 서울 구로구 라마다호텔 그랜드볼룸에서는 tvN 새 토일드라마 '마에스트라'(극본 최이윤·홍정희, 연출 김정권)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김정권 감독과 배우 이영애, 이무생, 김영재, 황보름별이 참석했다.

'마에스트라'는 전 세계 단 5%뿐인 여성 지휘자 마에스트라, 천재 혹은 전설이라 불리는 차세음이 자신의 비밀을 감춘 채 오케스트라를 둘러싼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미스터리 드라마다. 이영애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마에스트라 '차세음'으로 분해 그동안 한 번도 드라마를 통해 다뤄지지 않았던 여성 지휘자의 세계를 그려낸다.

김정권 감독은 "'마에스트라'를 처음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마에스트라 차세음' 역을 맡을 배우가 누구일까였다. 이영애 배우의 경우 모든 연출자들이 함께 하고 싶은 배우기 때문에 저는 기다리는 입장이었고, 배우님이 선택해 주셨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영애가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그동안 한국 드라마에서 여성 지휘자를 다룬 적이 없기 때문에 배우로서 욕심이 났다. 또 내용과 전개도 재미있었고, 같이 하는 연기자들과도 일을 하고 싶었고, 여러 가지 삼박자가 잘 맞았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번 작품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묻자 이영애는 "작년 이맘때쯤 시작된 것 같다. 차세음은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기도 해서 극 초반과 후반에 바이올린을 켜는 장면도 나와서 그것도 배우게 됐고, 지휘 공부도 계속 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진짜 고민에 빠져든 것은 이영애가 캐스팅된 이후였다. "전쟁이 시작됐다"라며 운을 뗀 김정권 감독은 "가장 중요했던 것은 지휘자였다. 저도 클래식 공연을 가끔 접해봤지만, 정말 지휘자별로 유형도 다르고 다양한 방식이 있다. 배우님과 함께 고민이 많았는데, 그때 만난 것이 진솔 지휘자였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에스트라인데 퍼포먼스 자체도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느낌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진솔은 '마에스트라' 음악 분야 자문 및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참여하고 있다.

이어 김정권 감독은 "지휘는 물론이고 오케스트라 악단 안에 연주를 해주는 분들이 고민이었다. 진짜 오케스트라 연주를 하는 단원분도 계시지만, 조연 배우들 중에서도 악기 연주를 해야 했다. 이들도 심사숙고한 끝에 기본적으로 악기를 다룰 줄 아는 분들을 오디션을 봤다. 저희가 곡이 정말 많이 나온다. 한, 두곡 나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 화 전쟁처럼 나오는데, 실제 이영애 배우님이 직접 지휘했고, 오케스트라 단원들도 똑같이 처절하게 그렇게 연습을 했다. 그 결과물을 조만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애는 "실제로 저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같이 연주하는 배우들도 대부분 바이올린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분들의 노고 없이는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없었다. 황보름별 배우도 이번에 바이올린을 처음 하게 됐는데, 정말 전문가가 놀랄 정도로 다들 열심히 했다"라고 자신했다. 황보름별은 빽도 없고, 돈도 없지만 오로지 실력 하나로 오케스트라에 최연소로 합격해 파란을 일으킨 초짜 단원 '이루나'를 맡아 열연을 예고했다.

이영애는 이번 작품을 통해 타이틀롤 역할을 소화한다. 이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묻자 "물론 있었지만, 막상 현장에 가니 저만 잘 하면 될 정도였다. 대본에 나와있는 것 이상으로 다들 눈빛도 좋았고, 감독님은 편안하게 분위기를 이끌어주셨다"라며 "제가 혼자 이끌어간다는 것은 자만이고, 오케스트라 모든 분들이 이끄는 드라마"라고 강조했다.

오케스트라 이야기 외에도 차세음의 비밀과 관련된 이야기가 더해지며 극에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먼저 이무생은 금수저로 태어난 투자의 귀재 '유정재'를 맡는다. UC 파이낸셜 회장으로 차세음(이영애)의 옛 연인이다. '선글라스'를 상징 아이템으로 꼽은 그는 자신을 '차세음 바라기'로 불러줬으면 좋겠다며 "처음에 보면 왜 그렇게 차세음을 쫓아다니며 일을 벌일까 가늠이 안 가는데, 차세음을 만난 뒤 어떤 일이 일어나서 저도 변하고, 드라마도 변하게 된다. 마치 선글라스를 벗는 것처럼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재는 따스한 햇살 같은 감성의 작곡가 겸 대학교수 '김필'을 맡는다. 차세음과는 부부이자, 완벽한 음악적 파트너다. 그는 '악보'를 상징 아이템으로 꼽으며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닌, 차세음과의 연결 고리다. 차세음이 있어야만 악보를 완성시킬 수 있다"라고 소개했다. 특히 이무생과 김영재는 첫 만남부터 이영애는 이미 차세음이었다며 "'너나 잘하세요'라는 말처럼 나만 잘하면 될 것 같았다"라고 전해 이들이 완성할 호흡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다만 이러한 오케스트라를 다룬 이야기를 하면 '베토벤 바이러스'가 떠오른다. 이영애는 "그 작품이 좋은 작품이지만, 어느새 나온 지가 꽤 오래됐다. 그 사이에 지휘나 클래식에 대한 드라마가 많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라며 "그 작품도 물론 좋지만 저는 자신이 있다. 그 정도로 같이 참여해 준 연출자와 배우님들이 잘 채워주셨고, 감사한 부분이 많다. 정말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라고 자신했다.

한편 tvN 새 토일드라마 '마에스트라'는 오는 9일(토) 밤 9시 20분에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