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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점유율 90%①] 시장 장악 비결은 '디자인과 편의 사양'

임주희 기자 ㅣ ju2@chosun.com
등록 2023.12.05 17:20

수입차에 견줘도 손색없는 디자인…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휩쓸어
국내 고객 선호도 높은 편의 사양 대거 탑재
탄탄한 내수를 힘입은 판매수익이 미래 모빌리티 투자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현대차그룹 제공

국내 완성차 5사 중 현대자동차·기아의 내수 판매 점유율이 90%를 넘어섰다. 중견 3사가 신차 부재, 재무 악화로 부침을 겪을 때 디자인 강화, 선제적 투자 등을 통해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했다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견 3사의 경쟁력 약화로 견제 대상이 사라진 현실을 경고하기도 한다. 디지틀조선TV는 세 편에 걸쳐 현대차·기아의 성공 비결과 중견 3사와 더불어 완성차 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다. <편집자주>


현대자동차·기아의 내수 시장 장악력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국내에서 총 12만2380대를 판매하며 완성차 5사의 전체 판매량(13만2321대)의 92.5%를 차지했다. 한국 도로 위를 달리는 국산차의 10대 중 9대가 현대차·기아 모델인 것이다.

더 뉴 K5./기아 제공

글로벌에서도 통하는 '디자인'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 국내 점유율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는 디자인 경영이 꼽힌다. 과거 올드한 디자인으로 지적받았던 현대차·기아는 최근 글로벌 시장의 디자인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완성차 업체의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며 성능·안전 등 기술적 요소보다 디자인을 중점적으로 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일찍이 이러한 시장 트렌드 변화를 간파했다.


2005년 기아 사장으로 취임했던 정 회장은 "기아는 브랜드를 표현할 수 있는 독자적인 디자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디자인 경영'의 시작을 알렸다. 이를 위해 정 회장은 폭스바겐의 디자인 총괄 책임자였던 피터 슈라이어를 기아의 최고디자인 책임자(CDO)로 영입했다. 그의 손에서 탄생한 K5는 출시 이후 돌풍을 일으키며 쏘나타를 제치고 중형세단 부문 판매량 1위를 달성하는 등 디자인 경영이 주효했음을 입증했다.


정 회장의 선구안으로 현대차·기아는 해외 유수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하며 글로벌에서도 통하는 디자인임을 보여줬다. 올해 '2023 레드 닷 어워드' 본상 7개, '2023 iF 디자인 어워드' 금상 및 본상 등 총 27개, '2023 IDEA 디자인 어워드' 금상 1개 포함 총 7개를 수상하며 세계 3대 디자인상을 휩쓸기도 했다.

5세대 싼타페의 1열의 릴렉션 컴포트 시트가 작동된 모습./임주희 기자

고객 선호도 높은 편의 사양 대거 탑재


국내 소비자들이 수입차를 살 때 망설이는 요인 중 하나는 편의 사양의 부재다. 중견 3사의 차를 살 때도 마찬가지다. 풀옵션으로 구매해도 여전히 수동으로 시트 포지션을 조절해야 하는 차들이 상존한다.


하지만 현대차·기아는 최저 트림에서 아무런 옵션을 적용하지 않는 이른바 '깡통차'를 구매해도 1열 열선시트가 기본 탑재돼 있다. 저가 라인업조차도 선호도가 높은 열선·통풍 시트를 비롯해 전동시트, 스마트테일게이트 등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저가 라인업에는 옵션으로도 해당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타 브랜드에 비해 현대차·기아가 국내에서 각광받는 이유 중 하나다.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현대차그룹 제공

탄탄한 내수를 등에 업은 미래 모빌리티 투자


현대차·기아의 경쟁력이 지속 상승할 수밖에 없는 것은 탄탄한 내수 판매량에서 얻은 수익이 미래 모빌리티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가 구축됐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국내 상장사 중 연간 영업이익 1·2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국내 판매량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 경쟁력 있는 전기차 출시 등으로 역대급 실적을 올릴 전망이다


현대차·기아는 이렇게 얻은 판매수익을 전동화·SDV 등 미래 모빌리티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스타트업 발굴, 인재 육성에도 투입한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4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국내 전기차 연구개발, 생산, 인프라 등 전후방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1월 울산공장에서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을 진행했으며, 싱가포르에는 인간 중심 스마트 도심형 모빌리티 허브인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구축했다.

(앞줄 왼쪽부터)홍한기 현대차·기아 전동화구동설계실 상무, 최세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정진환 현대차·기아 전동화설계센터 상무, 하정익 서울대 교수, 주정홍 현대차·기아 전력변환설계실 실장, 충남대 최장영 교수가 지난 5월 23일 제주도 국제컨벤션센터에서 현대차그룹 전동화시스템 공동연구실 킥오프 행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현대차 제공

혁신적인 미래 모빌리티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현대차·기아는 2017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모빌리티 신사업 분야 스타트업에 1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차량용 반도체 스타트업인 '보스반도체'에는 20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단행했으며, 미국 앱티브사와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설립해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아울러 인재 발굴 및 육성에도 앞장선다. 국내 대학들과 '전동화시스템 공동연구실'을 설립할 뿐만 아니라 미국 조지아공대, 영국 런던대, 베트남 하노이 국립대 등 전 세계 대학들과 산학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국내를 넘어 전 세계 업계가 놀랄 정도의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정 회장의 경영전략이 훌륭한 성적표로 증명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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