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산다' 10주년 간담회 / 사진: MBC 제공
4일 서울 마포구 MBC 골든마우스홀에서는 10주년을 맞은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연출 허황) 기자간담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허황 PD를 비롯해 여러 무지개 회원들을 대표해 전현무, 박나래, 기안84, 이장우, 키, 코드쿤스트, 김대호 아나운서가 참석했다. 특히 김대호 아나운서는 출연자이자, 이날 기자간담회 MC로도 활약을 펼쳤다.
'나 혼자 산다'는 독신 남녀와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해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10주년을 맞은 감회를 묻자 허황 PD는 "요즘 시즌제가 많은데 저희는 10년을 거의 한 주도 쉬지 않고 쭉 오게 됐다. 전력 질주가 아닌 기안84님의 마라톤처럼 오다 보니 10년이 됐다"라며 "기뻤던 순간도 여러 차례의 부침도 있었지만 10년 동안 시청자 여러분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것이 저희도 신기하다"라고 전했다.
허황 PD는 10주년까지 올 수 있던 원동력으로 '진실성'을 꼽으며 "가장 목숨처럼 지키고 있는 부분이다. 어떠한 설정이 가미된다면 시청자가 느낄 것이다.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모든 회원님이 본인의 일상을 거짓 없이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제작진은 그 진실성을 전달하는 것에 매진을 한 것 같다"라며 "그런 부분이 저희 프로그램의 생명력을 유지해 주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그 부분은 지키면서 만들어갈 것 같다"라고 다짐했다.
잠시 떠나있던 시기도 있었지만, 초창기 '나 혼자 산다'에 합류해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전 회장' 전현무는 "초반에는 혼자 사는 사람을 짠하게 봤는데 10년 동안 하면서 1인 가구를 바라보는 대중의 인식이 달라진 것 같다"라며 "처음에는 '결혼해야 할 텐데 어쩌려고 그러니' 이런 정서였다면, 지금은 혼자 잘 사는 모습을 응원해 주시고, 또 포기를 하신 건지 결혼하라는 이야기도 안 한다"라고 달라진 분위기를 언급했다.
'나 혼자 산다'가 계속될 수 있었던 이유로 전현무 역시 진실성을 언급했다. 그는 "관찰 예능을 많이 해왔는데 여기는 정말 너무 '찐'이다. 재미가 없을 때도 그대로 끝이 나고 무리한 설정을 하지 않는다. 그런 모습이 시청자들께도 보이는 것 같다. 때에 따라서는 심심하거나 지루하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내보내는 거죠. 그런 '찐의 힘'이 있는 것 같다. 진짜인 시트콤을 보는 그런 것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특히 허황 PD는 전현무를 '나 혼자 산다'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로 꼽으며 "제가 '나 혼자 산다' PD로 있는지 3년 정도 됐는데 처음에 맡게 됐을 때 전현무 님이 다시 회장을 맡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화를 드렸었다. 그래야 가장 조화로운 '나 혼자 산다'가 되는 느낌이었고, 이번에 팜유즈가 대만에 갔는데 역대급 케미가 있다. 그 중심에 전 회장님이 계시고, 새로운 회원님들과도 케미나 품어주는 부분 등에 있다"라고 전했다.
'나 혼자 산다'는 10년이라는 세월을 보내며 여러 차례 부침도 겪었다. 초창기 '나 혼자 산다'의 중심 멤버들이 대거 물갈이 되는 시기가 있었고, 프로그램의 정체성도 잃어간다는 비판을 받을 즈음 기안84, 박나래 등이 투입되며 분위기 전환을 이끌어냈다. 박나래는 "처음 '나 혼자 산다'에 나왔을 때는 굉장히 어색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끈끈해지고 가족 같은 느낌이다. 함께 성장할 수 있었던 프로그램"이라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특히 꾸며지지 않은, 날 것의 모습을 보여주던 기안84의 등장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키는 "저는 정말 현무 형처럼 사는 사람도, 기안84 님 같은 사람도 처음 봤다"라며 "이러한 일상을 접하며 다름도 인정하고, 배울 점이 많이 생겼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따라서 살아보려고 하는 것이 제 인생에서 가장 크게 바뀐 지점 중 하나인 것 같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기안84는 "만화가로 나오게 되면서 먹고, 자고 그런 모습이 노출이 됐는데 이렇게 사랑을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정말 감사한 일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현무는 기안84가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인생이 가장 크게 바뀐 사람이라며 "'나 혼자 산다'의 기안84는 저희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다. 본인도 스타인 줄 알고 있어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올해 가장 주목되는 포인트 중 하나는 과연 기안84가 대상을 수상할 수 있을까 여부다. 허황 PD는 "'태계 일주(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에서도 그렇고 올해 활약한 부분이 크기 때문에 대세론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저희 인생사가 결과는 어떨지 모른다"라며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기안84의 막강한 경쟁자로 꼽히는 것은 바로 같은 '나 혼자 산다'에 출연 중인 전현무다. 전현무가 수상할 경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이다. 멤버들이 선택한 대상 후보는 누구인지 묻자 박나래는 "사실 저희도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라며 "팜유즈 활동을 하면서 전 회장님이 받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지만, 기안님이 올해는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 대상 얘기를 할 때마다 눈가가 촉촉해진다. 그 눈을 보고 있으면 '그 상은 오빠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할 수가 없다"라고 답했다.
최근 무지개 회원으로 합류한 김대호 아나운서는 전현무에 대해 "같은 동료이자 선배의 입장으로 많이 바라봐 주시는 덕분에 도움도 되고 의지도 많이 되는 상태"라며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면서 가장 많은 도움이 되기도 했고, 어려울 때도 가장 의지가 되는 사람이 될 것 같다"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당사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기안84는 "현무 형이 저와는 처음으로 방송을 함께 한 연예인이기도 하고, 오래 옆에서 봤는데 현무 형 덕분에 사회화도 됐고 정말 많이 배운 것 같다. 감사드린다"라고 말을 꺼냈고, 이에 전현무는 "대상 소감이에요?"라고 장난스럽게 묻기도 했다. 기안84는 이어 "무섭기도 하지만 만약 주신다고 해도 저는 똑같이 살 것 같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전현무는 "사실 솔직히 말하면 기울어져 있다. 제가 좋아하는 야구에 빗대자면 5회 정도까지는 제가 앞서 있었지만, 저 녀석이 인도 강물을 마실 때 갑자기 치고 올라오면서 동점이 됐다. 그렇게 다툼이 이어지다 마라톤을 성공시키며 지금은 제가 7대 4 정도로 뒤지고 있다. 저는 지금 9회말 2아웃에 몰려있는데, 지금 4번 타자가 2사 만루 상황에 등장한다. 그게 대만 팜유즈다. 이게 만루 홈런을 치면 8대 7로 역전하는 것이고, 삼진 아웃이면 패배다. 기안의 확률이 아직은 높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고 하고 싶다"라고 자신해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두 사람의 의견을 들은 코드 쿤스트는 "둘 중에 받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자체가 오만하다. 이 방송국에 수많은 연예인분들이 고생 중이시다. 두 분 모두 긴장하고 감사함을 갖고 살아가셨으면 좋겠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박나래는 그럼에도 두 사람 중 한 명의 수상을 기대한다며 "누군가 한 분은 웃으시겠죠. 아마도 해피엔딩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10주년을 맞은 '나 혼자 산다'가 올해의 마지막까지 웃을 수 있을까. 그 결과는 오는 29일 방송되는 '2023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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