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L디스플레이./현대모비스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의 자동차용 부품 사업을 담당하는 현대모비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발표한 'QL디스플레이'가 이미 유사 기술이 존재해 논란이 될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전날 '퀀텀닷'과 '로컬디밍' 기술을 융합한 차량용 QL디스플레이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했다.
퀀텀닷은 사물의 색을 더 사실적으로 표현해 색재현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밝은색과 어두운색의 명암비를 높여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는 로컬디밍 기술과 합쳐질 경우 화면의 밝기와 선명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QL디스플레이가 고화질을 결정하는 색재현율과 명암비를 OLED 수준으로 높일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퀀텀닷과 로컬디밍 기술이 합쳐진 차량용 디스플레이가 이미 개발됐다는 것이다.
하만 레디 디스플레이./하만 제공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하만은 'CES 2023'를 앞둔 지난 1월 4일 차량용 디스플레이 '하만 레디 디스플레이'를 발표했다. 레디 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의 특허 기술로 구현된 네오 QLED 오토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하만은 해당 디스플레이가 퀀텀닷 필름과 미니 LED 백라이트 기술을 활용해 고대비·고휘도 등을 갖춘 HDR 급 디스플레이를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미니 LED는 LED를 매우 작은 크기로 촘촘하게 넣어 검은색으로 표현할 부분의 빛을 일시적으로 꺼버리는 로컬디밍 기술이 적용된 것이다. 따라서 하만이 1년 가까이 먼저 퀀텀닷과 로컬디밍 기술을 융합한 디스플레이를 개발해 선보였다는 의미다.
앞서 하만은 지난 CES 2018에서 처음으로 퀀텀닷 기술이 적용된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선보인 바 있다.
퀀텀닷과 로컬디밍 기술이 융합된 현대모비스의 QL디스플레이와 하만의 레디 디스플레이가 동일 혹은 유사 기술로 판명될 경우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모비스는 QL디스플레이 등 신기술 역량을 내세워 CES 등 글로벌 모빌리티 행사에서 디스플레이 기술 경쟁력을 적극 강조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1년 전에 나온 기술로 세계 최초 개발 타이틀을 걸고 수주에 나선다면 회사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디스플레이 전문가는 "퀀텀닷과 로컬디밍 두 키워드만 갖고 동일 기술인지 현재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가 명확한 설명 없이 세계 최초 타이틀을 단것은 무리가 있다며, 향후 특허 분쟁의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해당 기술은 2022년에 개발을 완료했다. 개발 시점 당시 '세계최초'라 판단한 것"이라며 "CES 2023 프라이빗 부스에서도 기술을 공개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