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LG엔솔 부회장 용퇴…추가 승진 없이 2인 부회장 체제
LG엔솔 신임 CEO로 김동명 사장 선임…전문성 갖춘 '젊은 리더십'
6분기 연속 적자 중인 LGD, 구원투수로 정철동 사장 선임
신규 임원 중 70년대 이후 출생 97%…구광모 맞춤 '세대교체' 단행
구광모 LG그룹 회장./LG그룹 제공
취임 6년차를 맞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안정'이 아닌 '쇄신'을 택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성과주의'와 '미래준비'라는 기조를 유지하며 부품·소재 사업 강화와 세대교체에 방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LG그룹은 22일부터 24일까지 계열사별 이사회를 열고 2024년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용퇴하며 구본무 선대회장의 '6인'으로 불려던 부회장단이 전부 물러났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유력 부회장 후보로 거론됐으나 추가 승진 없이 2인 부회장 체제로 '구광모 체제'를 공고히 했다.
(왼쪽부터)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문혁수 LG이노텍 부사장./LG그룹 제공
'사업경험'과 '전문성' 갖춘 CEO로 부품·소재 사업 강화
LG그룹의 미래 성장을 이끌 핵심 계열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권영수 부회장의 용퇴하며 김동명 자동차전지사업부장 사장이 신임 CEO로 선임됐다. '44년 LG맨'이라 불리는 권영수 부회장은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아름다운 용퇴'를 결정했다.
권영수 부회장의 후임인 김동명 사장은 1998년 배터리 연구센터로 입사해 R&D, 생산, 상품기획, 사업부장 등 배터리 사업 전반에 걸친 다양한 경험을 확보한 전문가다. 또한 권영수 부회장과는 띠동갑으로 창의적 융합을 선도할 젊은 리더십으로 불린다. LG에너지솔루션은 김동명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함으로써 풍부한 경력과 전문성을 토대로 세계 최고 배터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에는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이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정철동 사장은 지난 40여년간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등 부품·소재 계열사를 두루 거친 탁월한 전문성을 갖춘 인재로 평가받는다. 지난 5년간 LG이노텍을 이끌며 저성장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미래 성장 사업의 기반을 강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LG디스플레이의 신임 CEO를 맡은 정철동 사장에게는 '적자 탈출' 과제가 시급한 상황이다. 정철동 사장이 나간 LG이노텍의 CEO 자리에는 문혁수 부사장이 선임됐다.
권봉석 ㈜LG 부회장(왼쪽), 신학철 LG화학 부회장./LG그룹 제공
'세대교체'·'미래준비'로 '구광모 체제' 강화
LG그룹의 2024년 임원인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세대교체다. LG에너지솔루션 신임 CEO로 선임된 김동명 사장은 1969년생이며, 문혁수 LG이노텍 신임 CEO는 1970년생으로 그룹 최초 70년대생 CEO다. 그룹 내 최고경영진 중 50년대생은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유일하다. 신학철 부회장은 구광모 회장이 취임 당시 외부에서 직접 영입한 인재로 권봉석 ㈜LG 부회장과 2인 체제로 구광모 회장을 보필한다.
이번 세대교체는 40대 중반의 젊은 총수인 구광모 회장에게 맞춘 인사로 풀이된다. 지난해 40대 임원을 과감하게 늘린 것에 이어 올해는 최고경영자까지 교체하며 그룹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이번 신규 임원 99명 중 70년대 이후 출생이 97%를 차지한다.
구광모 회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미래준비도 가속화했다. 전체 승진자 중 31명이 R&D 임원으로 그룹 내 R&D 임원 규모는 역대 최대인 203명으로 확대됐다. LG는 차별화된 미래 사업 역량 확보를 위해 R&D 인재가 승진하며 기술 리더십 확보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구광모 회장이 주문한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16명, 소프트웨어(SW) 8명 등 신성장동력 분야 R&D 인재 24명이 승진했다.
LG는 전체 승진자 수가 줄었음에도 지난해와 같은 규모인 9명의 여성 인재(여성 신규 임원 8명)가 R&D·사업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승진했다고 밝혔다. LG그룹의 여성 임원은 2019년 초 29명 대비 5년 만에 61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새로운 시각에서 외부 기술과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하고 전문역량을 빠르게 보완하기 위해 올 한 해 홍관희 LG유플러스 사이버보안센터장 전무, 진요한 LG CNS AI센터장 상무 등 총 15명의 외부 인재도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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