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레스 EVX./KG 모빌리티 제공
KG 모빌리티와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실적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국과의 협력을 택했다. 판매량이 부진한 가운데 전동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자 중국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차를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장기적측면에서는 자체 생산·개발 능력을 갖추어야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우려될 수밖에 없는 전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KG 모빌리티가 지난 9월에 출시한 '토레스 EVX'는 중국 BYD 시스템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최근까지 법정관리를 받고 있어 미래 기술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 전기차를 판매하기 위해 BYD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르노코리아의 상황 또한 마찬가지다. 르노코리아가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신차는 지리그룹이 개발한 CMA 플랫폼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기반이다. 르노그룹은 디자인만 맡는다.
양사가 중국과 협력을 선택한 원인으로는 연구개발(R&D) 역량 부족이 첫 손에 꼽힌다. 최근 저조한 판매량으로 개발비를 늘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달 KG 모빌리티는 국내에서 전년 동월 대비 51.5% 하락한 3804대, 해외에서는 51% 줄어든 2617대를 판매했다. 르노코리아도 국내 1451대(66.6%↓), 해외 4294대(71.2%↓)를 판매하는 데에 그쳤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 하면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판매를 통해 얻은 이익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KG모빌리티와 르노는 중국의 도움 없이 전동화 전환이 쉽지 않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양사가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미래 경쟁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자 생산·개발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자동차가 움직이는 컴퓨터로 변화하면서 기업들 간의 합종연횡이 중요해졌으나 원천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