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레스 EVX./KG 모빌리티 제공
KG 모빌리티가 또 한 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소비자 가치를 끌어 올렸다. SUV와 전기차의 장점을 결합해 사용성은 높이고, 가격은 낮춘 가성비 전략으로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7일 서울 영등포에서 만난 토레스 EVX는 디자인부터 정체성까지 토레스를 이은 전기차였다. 토레스는 SUV에 충실한 디자인과 가성비로 출시 전부터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KG 모빌리티의 '효자 모델'이다.
토레스 EVX./임주희 기자
토레스 EVX의 외관은 기존 토레스의 아이덴티티가 묻어나면서 미래형 디자인도 적용됐다. 좌우로 길게 찢어진 헤드램프는 미래 로봇의 이미지를 풍겼으며 트렁크 손잡이가 돋보이는 후면부는 험로 주행에도 끄떡없을 것 같은 강인함이 느껴졌다. 또한 C필러의 컬러를 다르게 처리해 포인트를 줬을 뿐만 아니라 측면에서 봤을 때 러기지 공간이 더 확장돼 보였다.
토레스 EVX는 차박에 용이한 높은 실내 전고(930mm)와 동급 최대 수준의 러기지(839L)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2열을 완전 폴딩 하면 1662리터로 확장되며 기자가 다리를 쭉 펴고 누워도 여유로울 정도의 공간을 제공한다.
2열 풀폴딩 시 누울 수 있을 정도로 여유로운 러기지 공간./임주희 기자
1열에는 12.3인치 대화면 클러스터와 같은 크기의 내비게이션을 연결한 파노라마형 듀얼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운전자를 감싸는 형식으로 디자인돼 안정감과 높은 시인성을 제공했다.
특히 비상등을 제외한 모든 물리 버튼이 디스플레이 안에 들어가 깔끔해졌다. 다만 공조 조작 기능과 오토홀드, 드라이브 모드 변경도 전부 디스플레이로 처리해야 해서 주행 중 운전자가 조작하기에는 번거로웠다.
비상등을 제외한 물리 버튼이 디스플레이로 들어가 깔끔해진 1열./임주희 기자
이 차는 전기차임에도 이질감 없는 주행능력을 보여줬다. 가속과 감속이 부드러웠으며, 치고 나가는 힘도 좋았다. 회생 제동은 0~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도로 상황에 따라 차가 스스로 회생제동 세기를 조절하는 '스마트 회생 제동 시스템'을 통해 전비도 높일 수 있다.
다만 노면 소음을 잡아내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엔진 소음이 없는 전기차 특성상 노면 소음은 더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중접합유리 등을 적용하면 가격이 그만큼 높아지기에 가성비를 극강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이 차에는 BYD와 협력해 73.4kWh 용량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채용됐다. KG 모빌리티 관계자는 "LFP 배터리 탑재를 통해 화재와 폭발 안전성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433km로 일상생활과 교외 차박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토레스 EVX의 최대 강점은 저렴한 가격이다. 보조금 적용 시 3000만원대의 가격 경쟁력을 갖춰 동급 전기차를 넘어 내연기관차와 견줄 수 있을 정도다. 활동적인 야외활동을 즐기고 경제적 편익을 중시한다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