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울산에서 전동화 시대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간다. 지난 50년을 현대차의 '마더팩토리' 역할을 수행한 울산공장에 전기차(EV) 전용공장을 세워 미래 전동화 시대도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울산공장 내 EV 신공장 부지에서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고 13일 밝혔다. 울산 EV 전용공장은 혁신적인 제조 플랫폼과 최적의 근무환경을 갖춘 인간 중심의 공장으로 전동화 시대 현대차 모빌리티 생산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방침이다.

이날 행사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차 사장 등 경영진과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정의선 회장은 "울산 EV 전용공장은 앞으로 50년, 전동화 시대를 향한 또 다른 시작"이라며 "이 자리에서 100년 기업에 대한 꿈을 나누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최고의 차를 만들겠다는 꿈이 오늘날 울산을 자동차 공업 도시로 만든 것처럼, 현대차의 EV 전용공장을 시작으로 울산이 전동화 시대를 주도하는 혁신 모빌리티 도시가 될 것으로 믿는다"이라고 덧붙였다. 울산 EV 전용공장은 1996년 아산공장 이후 29년 만에 들어서는 현대차의 국내 신공장이다. 전동화 시대를 선도하며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제품을 제공하고, 국내 관련 산업 기반 강화를 위해 신설됐다.

장재훈 사장은 "지난 반세기 동안 현대차 울산공장은 생산 라인의 기술자들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만들고, 도전하면서 발전해 왔다"며 "사람의 힘으로 원대한 꿈을 현실로 만들어온 울산공장의 헤리티지를 이어받아, 현대차는 사람을 위한 혁신 모빌리티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 EV 전용공장은 54만8000㎡(약 16만6000평) 부지에 연간 20만대의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을 규모로 지어진다. 약 2조원이 신규 투자되며, 올해 4분기부터 본격적인 건설에 착수해 2025년 완공 예정이며, 2026년 1분기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처음 생산되는 모델은 현대차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초대형 SUV 전기차가 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울산 EV 전용공장에 제조 혁신 플랫폼을 적용해 미래형 공장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부품 물류 자동화 등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생산 차종 다양화 및 글로벌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 생산 시스템을 도입하며, 조립 설비 자동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울산 EV 전용공장은 현대차의 헤리티지가 집약된 울산에 지어진다는 데에 의미가 더해진다. 정주영 선대회장은 '자동차는 달리는 국기'라 표현할 만큼 자동차 산업이 국민 경제와 국가 공업 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라는 굳은 믿음으로 도전의 첫 걸음을 울산에서 내디뎠다.

울산공장은 정주영 선대회장의 도전에 힘입어 조립공장으로 출발했으며, 이후 '품질 경영'으로 대표되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경영 정신을 뒷받침해 현대차가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는 원천이 됐다.

이날 기공식에서는 정주영 선대회장의 메시지가 인공지능(AI)을 통해 복원돼 공개됐다.

그는 "우리에게는 세계 제일의 무기가 있는데 그 무기란 바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기능공'들"이라며 "훌륭하고 우수한 이들의 능력과 헌신에 힘입어 머지않아 한국의 자동차, 우리의 자동차가 세계 시장을 휩쓰는 날이 온다고 나는 확신한다"고 임직원들의 오랜 꿈을 대변했다.

현대차는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을 맞아 울산공장의 지난 50년을 돌아볼 수 있는 헤리티지 전시도 운영할 계획이다. 정주영 선대회장의 꿈의 발걸음들을 조명하고, 울산에서 꿈을 실현시킨 과정 등을 전시한다. 전시는 내년 1월부터 울산공장 문화회관 헤리티지 홀에서 무료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