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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맥 말면 2만원?'...서민 먹거리 물가 '고공행진'

김태동 기자 ㅣ tad@chosun.com
등록 2023.11.01 16:49

하이트진로, 참이슬 7% 인상…테라·켈리도 반년 만에 가격 올려
우유에 이어 햄버거와 맥주, 소주까지 먹거리 물가 상승...서민 경제 부담↑
"정부 물가 안정 기조 이해하지만...인상 지체 어려워"

(왼쪽부터)오비맥주 카스와 하이트진로 참이슬 / 각 사 제공

국내 소주업계 점유율 1위 하이트진로가 소주와 맥주 출고가를 일제히 올린다. 이번 인상으로 음식점이나 주점 등에서 판매하는 소맥(소주+맥주) 가격은 2만원에 다다를 전망이다. 우유에 이어 햄버거와 맥주, 소주까지 가격이 오르면서 서민 부담은 커지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다음달 9일부터 소주와 맥주 출고가를 각각 6.95%, 6.8% 인상한다. 소주는 참이슬 후레쉬·오리지널 360mL, 1.8L 미만 페트병류다. 맥주는 테라·켈리 등이 대상이다. 소비가 많은 담금주를 포함한 1.8L 이상의 페트류 제품과 일품진로 등은 이번 인상에서 제외됐다.

통상 제품 출고가가 100원 인상되면 음식점에선 1000~2000원 올랐던 이전 사례를 비춰볼때, 연말께 주점 등에서 소주와 맥주 가격은 각각 6000~8000원 선으로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는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등 큰 폭의 원가 상승으로 가격 인상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연초부터 소주의 주원료인 주정 가격이 10.6% 인상되고 신병 가격은 21.6%나 인상되는 등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제조경비 등 전방위적으로 큰 폭의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했으나,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에 발맞추고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 하는 선에서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가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경쟁사들도 조만간 술 가격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소주 '처음처럼'과 '새로', 맥주 '클라우드' 등을 생산·유통 중 롯데칠성음료는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 없다. 현재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맥주에 이어 소주 가격까지 오르면서 서민 부담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오비맥주는 지난 11일부터 카스·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했다. 다만 가정용 시장에서 팔리는 카스 500ml 캔 제품은 현행 가격을 그대로 유지했다.

주류업계에 앞서 흰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원유값이 인상되자 서울우유를 포함한 유업체들이 흰 우유 가격을 올린 탓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의 흰 우유 제품 ‘나100% 우유’ 가격은 1L에 3050원에서 3200원으로 4.9%로 인상했다. 1.8L 제품 가격은 5550원에서 6200원으로 11.7%, 200mL 제품 가격은 1100원에서 1200원으로 9.1% 각각 올랐다.

흰 우유뿐 아니라 가공유와 요거트 제품 가격도 인상됐다. 가공유는 300mL에 1800원에서 2000원으로 11.1% 올랐고, 요거트 비요뜨는 1800원에서 2300원으로 27.8% 인상됐다.

매일유업도 우유는 4~6%, 가공유는 5~6%, 발효유와 치즈는 6~9% 인상했다. 할인점 기준 '매일우유'는 2900원 후반대에 판매된다.

남양유업은 흰 우유 제품 맛있는우유GT(900ml) 출고가를 4.6% 인상했다. 이에 따라 할인마트에서 해당 제품 가격은 2900원대로 올랐다. 남양유업은 기타 유제품 출고가도 평균 7% 인상됐다.

빙그레도 흰 우유 제품 ‘굿모닝우유’(900ml) 가격을 소매점 기준으로 5.9% 올렸다. 가공유 바나나맛 우유(240ml) 은 5.9%, 요플레 오리지널은 8.6% 각각 인상했다.

동원F&B는 ‘덴마크 대니쉬 더 건강한 우유’(900ml) 등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상했다.

햄버거 업계도 가격 인상에 나섰다. 맘스터치는 전날부터 닭가슴살 버거 4종의 가격을 올렸고, 맥도날드는 다음 달 2일부터 빅맥 등 13개 메뉴 가격을 평균 3.7% 인상한다. 업계에선 롯데리아와 버거킹 조만간 가격을 조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 물가 안정 기조에 시기적으로 늦춰진 것뿐이지 인상 요인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며 "시기적으로 최대한 인상을 늦추고 인상률을 최소화하고 여러 가지 효율화 작업 등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기업은 결국 이익 창출이 주 목적이라 계속 동결로 가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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