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뜨는 달 제작발표회 / 사진: 서보형 사진기자, geenie44@gmail.com
"강영화의 대사 중에 '그 여자는 그 여자고, 나는 나야'라는 말이 있다. 저는 '나는 나야'라는 이 대사에 더 주목을 많이 했다." 웹툰은 웹툰이고 드라마는 드라마다. 표민수 감독이 원작과는 또 다른 매력의 드라마 '낮에 뜨는 달'의 탄생을 예고했다.
1일 서울 구로구 더 세인트에서는 ENA 새 수목드라마 '낮에 뜨는 달'(극본 김혜원·정성은, 연출 표민수·박찬율)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표민수 감독과 배우 김영대, 표예진, 온주완, 정웅인이 참석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낮에 뜨는 달'은 사랑하는 연인에게 살해당한 뒤 시간이 멈춰버린 남자와 전생의 기억을 잃고 한없이 흘러가버린 여자의 위험하고 애틋한 환생 로맨스다. 표민수 감독은 "원작 자체가 워낙 유명했고, 사랑하는 분들이 많아서 이 작품을 선택하는 것이 괜찮을까에 대한 걱정은 안 할 수가 없었다"라며 그럼에도 "제가 사극에 도전해 본 적이 없는데, 사극도 포함되어 있고 로맨스와 멜로까지 모두 포함된 여러 장르를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원작의 설정을 가져왔지만, 드라마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디테일한 부분이 많이 달라졌다. 웹툰과 어떤 다른 매력을 보여줄 것인지 묻자 표민수 감독은 "원작에서의 캐릭터가 실제 인물로 나타나니까 싱크로율을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고, 또 현대극을 보는 재미가 조금 다를 것 같다. 과거에 어떤 이야기들이 있지만, 오늘을 어떻게 사는가에 포커스를 맞추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현대극 부분은 원작에서 많이 다뤄지지 않아 조금 더 창작을 더했다"라고 말했다. 실제 원작과는 다른 직업 설정 등이 화두에 오르기도 했다. 표민수 감독은 "고등학생 설정을 그대로 가져갈 경우 현대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또 현대에서의 직업 선택은 조금은 뻔한 느낌을 가져가려고 했다. 1500년 전 시대인 신라, 가야라는 설정이 독특하게 다가올 수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께서 조금 더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역할 설정을 했다"라고 말했다.
김영대는 자타 공인 대한민국 톱스타 한준오와 신라 출신 엘리트 귀족 도하 역으로 분한다. 국민 남친이라 불리는 한준오는 입만 열면 고급스러운 외모가 참 없어 보이는 철부지였지만, 차량 추락 사고를 겪은 뒤 도하의 영혼에 빙의해 180도 돌변하는 인물이다. 철부지 톱스타에서 기품 있는 신라 귀족으로 역대급 변신을 선보일 예정이다.
원작 웹툰, 그 중에서도 특히 '나으리(도하)'의 인기가 엄청났다. 원작의 캐릭터를 소화하는 것에 부담은 없는지 묻자 김영대는 "저도 이제 '낮에 뜨는 달'이라는 웹툰의 인기를 잘 알고 있고, 저 또한 재미있게 봤던 작품이다. 사실은 부담이 크긴 했던 것 같다"라며 "그러면서도 초점을 맞추려 한 것은 어쨌든 그림에서 살아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의 이야기로 만들고 싶어서 많이 노력하고 연구했다"라고 전했다.
그뿐만 아니라 1인 2역에 도전해야 한다는 점 역시 어려움으로 다가왔을 터. 김영대는 "감정의 폭이 크고 서사도 깊이가 있기 때문에 이해하는 것에 많은 시간을 소모했고, 그럴 때마다 강영화/한리타 역의 표예진 배우와 연기하면서 많이 배웠다. 같이 만들어낸 시너지가 있는 것 같다"라며 "촬영을 하면서 계속 빠져들다 보니 그런 느낌이 잘 담긴 것 같다. 저도 역할에 많이 녹아들 수 있었다"라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표예진은 소방구조 대원 출신 보디가드 강영화와 홀로 살아 남은 대가야 귀족 한리타 역을 통해 1인 2역에 나선다. 기적의 소방대원이라 불리는 강영화는 한준오와 공익 광고 촬영을 하던 날 차량 추락 사고에서 그를 구한 후, 어쩌다 경호원까지 맡게 되면서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뀌는 인물이다.
표예진은 친동생이 '낮에 뜨는 달'의 팬이라며 "언니가 강영화, 한리타를 할 수 있겠냐는 말을 했다. 큰 부담을 안고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작품의 인기를 언급했다. 실제 '낮에 뜨는 달'의 팬이 많았던 만큼, 드라마화 소식이 전해졌을 때 가상 캐스팅 역시 화제를 모았다. 표예진은 "다른 기대한 분들도 많겠지만, 제가 하게 됐다"라며 "좀 더 강영화/ 한리타에 잘 어울리게 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겼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어떤 부분을 특히 잘 표현하려고 했는지 묻자 표예진은 "제가 두 인물을 좋아했던 것은 강인하다는 점이다. 영화는 강하면서도 따뜻하고 정이 많고, 희생정신이 강하다. 리타는 어떤 힘든 일도 꿋꿋하게 견뎌내는 강함이 있다. 제 안에 있는 단단함과 진중함을 잘 사용하려고 했고, 감정 연기에 많은 신경을 썼다"라며 "원했던 사람이 아닐지라도, 아마 저의 감정에 이입해서 따라오시면 두 인물을 이해하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는 당부를 더했다.
특히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로맨스를 그려낼 두 사람의 모습에 기대가 더해진다. 표예진은 "두 인물이 시대와 다른 상황까지 오가야 해서 1인 2역이 어렵기도 했지만, 감독님이 잘 이끌어주셨고 영대 배우 덕분에 굉장히 편안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다. 또래는 아니고 제가 조금 누나인데, 영대가 편하게 대해주고 열심히 해준 덕분에 한리타로, 강영화로 볼 수 있었다. 서로 으쌰 으쌰 하며 전우애가 생긴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영대 역시 "예진 누나와 호흡을 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굉장히 열정적으로 임하는 자세에 감명을 받고 열심히 할 수 있었다. 진심인 태도로 연기하는 모습을 보며 저도 잘 동화되어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각자가 캐릭터에 진심인 부분들이 좋은 신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자신했다.
여기에 비기닝 엔터테인먼트의 현 대표이자, 한준오의 형 '한민오'를 맡은 온주완, 비기닝 엔터테인먼트의 전 대표로 지은 죄에 짓지 않은 죄까지 뒤집어쓰고 연예계에서 영구 퇴출된 '석철환' 역의 정웅인까지 가세해 극에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온주완은 특히 중점을 둔 부분으로 "저는 현재의 상황만 연기하면 됐기 때문에 다른 배우들에 비해 가장 심플했다"라며 "도하보다도 내 동생이 중요하다는 분명한 목적이 있기 때문에 헷갈릴 것 없이 동생을 위해서 전부를 거는 모습을 보여준다. 동생만 오매불망 기다리며 끔찍하게 사랑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2010년 방영한 드라마 '커피하우스' 이후 오랜만에 표민수 감독과 재회했다고 밝힌 정웅인은 "초반에 감독님께서 정웅인인 줄 모르게 연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주셔서 초반에 수염도 붙이는 등 열심히 준비했다"라고 소개했다. 이번에도 악역 도전에 나서게 됐다는 말에 정웅인은 악역은 아니고 악귀에 씐 것이라며 "빙의는 됐지만, 어떤 대행인을 통해 사람들을 처리한다. 악귀지만 새로울 것"이라고 설명해 궁금증을 더했다. 이처럼 웹툰과는 또 다른 매력을 예고하는 ENA 새 수목드라마 '낮에 뜨는 달'은 오늘(1일) 밤 9시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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