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사옥./뉴스1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조 단위 영업이익을 회복했다. 업황 악화에 상반기 9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던 반도체 사업이 회복의 시그널을 보이며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설 투자와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반도체 시장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이 매출 16조4400억원, 영업손실 3조75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흑자 전환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전분기(-4조3600억원) 대비 적자폭이 축소됐다.
자료=삼성전자 제공
바닥을 찍은 메모리는 HBM, DDR5, LPDDR5x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D램 등 일부 판가 상승으로 선방했다. 감산 효과가 본격화되며 고객사 재고 수준이 대체적으로 정상화된 가운데 4분기 시장 회복 추세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고수익 제품인 차량용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생성형 AI 수요 증가에 맞춰 HBM3 양산 판매를 본격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내년에는 메모리 시황 회복이 예상돼 고성능·첨단 공정 제품 판매 및 다양한 응용처 신규 수주를 지속 확대해 기술 경쟁력과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할 방침이다. 아울러 PC·모바일의 고용량화 추세도 수요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 경쟁력 강화와 첨단 공정 비중 확대를 위한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도 지속된다. 올 3분기 삼성전자는 시설 투자에 11조4000억원을 쏟았다. 그중 반도체 사업에만 전체의 89.5% 비중인 10조2000억원을 투입했다. 올해 연간 DS 부문 시설 투자는 47조5000억원으로 예상된다. 메모리의 경우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해 평택 3기를 마감하고 초기 가동 중이다. 4기 골조 투자 및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용 투자 비중 확대도 예상된다.
삼성전자 HBM3E D램./삼성전자 제공
특히 삼성전자는 업계 최고 수준의 HBM 생산능력 확보를 위한 투자 등을 통해 HBM 시장의 리더십을 지속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김재준 부사장은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HBM 공급 역량을 업계 최고 수준인 올해 대비 2.5배 이상을 확보할 것"이라며 "해당 물량에 대해 주요 고객사들과 공급 물량을 협의한 상태"라고 말했다.
HBM3는 3분기에 이미 양산 제품 공급이 시작됐으며 4분기에는 고객사 확대를 통해 판매가 본격화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HBM3의 비중을 지속 증가해 내년 상반기, HBM 전체 판매 물량의 과반을 넘어서게 할 계획이다.
또한 높아지는 AI 시장의 요구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다음 세대인 HBM3E로의 전환도 서두른다. 24기가바이트(GB) 샘플 공급을 시작해 내년 상반기 양산 개시 예정이며, 36GB 제품은 내년 1분기 샘플 공급을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는 생산량 하향 조정을 지속 실행할 계획이다. D램과 낸드 재고 모두 5월 피크를 찍고 지속 감소 중이지만 빠른 시간 내 재고 정상화를 구현하기 위해 추가적인 선별적 생산 조정 등 필요한 조치들을 지속 실행할 예정이다. 다만 1a·1b나노 D램 및 V7 낸드 등 최첨단 메모리는 생산 하향 조정 없이 공급 비중을 지속 확대해 시장 내에서의 위상을 강화할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