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저글로벌의 제품 / 디아지오 제공.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 윈저가 국내 자산운용사에 매각됐다. 윈저가 시장 매물로 나온 지 약 2년여 만이다. 새롭게 둥지를 튼 윈저가 위스키 시장에서 지각 변동을 일으킬지 관심이 집중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아지오는 최근 파인트리자산운용이 운영하는 PT W와 매각 계약을 체결하고 윈저에 대한 사업권 및 관련 지적재산을 소유한 자회사 윈저글로벌의 매각을 완료했다. 매각가는 2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는 디아지오 아틀란틱 B.V.가 보유한 윈저글로벌 지분 100%를 파인트리자산운용이 운영하는 ‘PT W’에 매각하는 조건을 포함한다.
존 오키프 디아지오 아시아태평양·글로벌 트래블·인도 대표는 "이번 매각 결정은 자본 배분에 대한 디아지오의 전략을 반영했다"며 "디아지오는 한국 시장과 스피릿 및 비어 사업에 전념하고 있으며 위스키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증가하고 있어 한국 시장 내 디아지오의 입지는 굳건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아지오는 지난해 3월 윈저의 국내 운영권을 사모펀드 그룹 '베이사이드프라이빗에쿼티-메티스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에 2000억원에 매각한다는 계약을 맺었다가 같은 해 9월 이 계약을 해지했다.
또 지난달에는 하이트진로가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윈저글로벌 인수를 추진한 바 있지만 이번 매각 결정이 이뤄지며 철회하게 됐다. 하이트진로 측은 "윈저글로벌 인수를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인수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윈저글로벌을 인수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파인트리자산운용은 지난 2009년 설립돼 부실채권(NPL)과 부동산 펀드 운용 등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지분 59%를 보유한 파인트리파트너스다.
통상 사모펀드사는 회사를 인수한 후 수익성을 끌어올려 되파는 방식으로 이익을 챙긴다. 때문에 사모펀드사에 의한 대규모 구조조정이나 재매각 작업이 재차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인수 초기에는 고용 승계를 약속하면서도 해가 지날수록 투자금 회수를 위한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며 "운용사 쪽 전략에 따라 다르겠지만 단기간에 기업 가치를 올려 되파는 일이 반복될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했다.
업계에선 자산운용사 품에 안긴 윈저가 위스키 시장에서 지각 변동을 일으킬지 주목하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에 탄산수나 토닉워터 등을 넣어 마시는 '하이볼' 등 소비가 늘며 시장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스카치·버번·라이 등의 위스키류 수입량은 2만2779t(톤)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0.0% 늘었다. 같은 기간 위스키 수입액은 1억8301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맥주나 소주 시장 규모가 워낙 커 비교 대상으로 두긴 어렵지만, 위스키 등 술과 여러 종류의 음료를 섞어 마시는 믹솔리지 문화가 확산하면서 위스키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