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뉴스1
중국이 최근 발표된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에 대응해 '흑연' 카드를 꺼내들었다. 흑연 수출이 통제되면 거의 전량을 중국으로부터 공급받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혼란이 예상되기에 업계를 비롯한 정부 차원에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흑연 수출 통제로 국내 배터리 업계에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는 '흑연 관련 항목 임시 수출 통제 조치의 개선·조정에 관한 공고'를 발표했다. 수출 통제 대상은 고순도·고강도·고밀도 인조흑연 재료와 구상흑연·팽창흑연 등 천연 인상흑연과 그 성분을 포함한 제품이다. 중국 정부는 오는 12월 1일부터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출 통제에 따라 흑연 수출업자는 상무부에 수출 허가를 받아야 제품을 수출할 수 있다. 흑연은 배터리의 핵심 소재다. 국내 기업은 인조흑연과 천연흑연의 90%가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퓨처엠은 공장을 조기 가동해 인조흑연 음극재를 생산하기로 했다. 포스코퓨처엠의 인조흑연 공장은 연간 8000톤을 생산할 수 있다. 수급 상황을 반영해 내년 상반기 예정이었던 1단계 공장을 올해 조기 가동한다. 내년 하반기 2단계 공장도 가동되면 연간 1만8000톤의 인조흑연 음극재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로써 인조흑연의 걱정은 줄어들었지만 천연흑연은 아직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한 달에서 두 달 분량의 천연흑연 재고를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중국의 수출 통제 시행을 일단 주시하고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앞선 중국의 인조흑연 수출 통제에 따라 2주에서 3주가량 시간이 추가로 소요되는 것에 그쳤기에 천연흑연도 큰 문제가 없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다만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배터리 가격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있어 글로벌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 최근 안정적인 자국 공급망을 무기로 한 중국산 배터리가 치고 올라오고 있기에 경쟁력 저하는 치명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정부는 국내 흑연 수급 안정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등 유관 기관이 합동으로 '흑연 수급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지원한다. 또한 흑연 수입 과정에서 중국 정부의 허가가 지연되거나 반려되지 않도록 중국 측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의해나갈 계획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공급망 다변화에 집중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마다가스카르와 탄자니아에서 천연흑연을 연간 최대 9만톤가량까지 대량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호주 시라사와 2025년부터 천연흑연 2000톤 공급을 시작으로 양산 협력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