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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부터 배터리까지…이재용·정의선, 모빌리티 동맹 확장

임주희 기자 ㅣ ju2@chosun.com
등록 2023.10.23 15:32

'전장 확대' 삼성과 '완성차 업체' 현대차의 시너지
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SDI, 현대차와 차례로 공급 계약 체결
향후 추가 협력 확대 기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뉴스1

삼성과 현대자동차가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협업 분야를 넓힌다. 미래 먹거리로 전장사업을 낙점한 삼성과 완성차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현대차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등에서 쌓은 노하우를 전장사업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삼성은 지난달 독일 뮌헨에서 개최되는 세계 3대 모터쇼 중 하나인 'IAA 모빌리티 2023'에 참여해 차량용 반도체 솔루션, 전기차 배터리 기술력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삼성이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 뛰어들면서 업계는 국내 1위이자, 세계 3위 완성차 기업인 현대차와의 협업을 기대했다. 2021년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모델인 'GV60'에 삼성전자의 이미지 센서인 '아이소셀 오토 4AC'가 들어간 카메라가 탑재되기도 했으나 협업이라 보기엔 어려웠다.

현대차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현대차 제공

지난 2020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만나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한 미래 모빌리티 협력 방안을 논의한 이후 본격적인 협업 소식이 들린 것은 지난 6월이었다.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IVI)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 V920'을 현대차에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엑시노스 오토 V920은 운전자에게 실시간 운행정보는 물론 고화질의 멀티미디어 재생, 고사양 게임 구동과 같은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차량에서도 제공한다. 움직이는 컴퓨터로 진화하는 미래차에 적합한 기술이라 볼 수 있다.

이달 9일에는 삼성전기가 현대차·기아의 1차 협력사로 선정됐다. 삼성전기는 현대차·기아에 서라운드뷰모니터(SVM)용 카메라와 후방 모니터용 카메라 등 2종을 공급할 계획이다. 두 카메라는 차량 주변 상황을 영상으로 표시하는 주차 지원 시스템에 적용되는 카메라다.

삼성전기는 렌즈 접합 부분에 특수 공법을 적용해 불필요한 빛 유입을 차단함으로써 시인성과 안전성을 확보했다. 특히 자율주행차 시대로 넘어갈수록 카메라의 성능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에 이번 협업은 삼성전기의 최첨단 전장용 카메라의 미래 경쟁력을 입증한 계기가 됐다.

삼성SDI 'P6' 각형 배터리 이미지./삼성SDI 제공

삼성SDI는 현대차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계약에 따라 삼성SDI는 2026년부터 2032년까지 7년간 현대차의 차세대 유럽향 전기차에 'P6' 배터리를 공급한다.

P6는 삼성SDI에서 개발 중인 6세대 각형 배터리로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 니켈 비중을 91%로 높이고, 음극재에 독자적인 실리콘 소재를 적용해 에너지밀도를 극대화한 제품이다. 제조 공법 개선을 통해 10분 만에 80% 이상 충전도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시작으로 향후 협력 확대의 기회도 열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산업을 이끄는 삼성과 현대차의 만남은 국가 경제 활성화와 경쟁력 제고에도 큰 도움"이라며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삼성과 글로벌 완성차 업체 3위인 현대차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가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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