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구 남대문로 CJ 사옥. / CJ그룹 제공
자회사 CJ CGV 자본 확충 등 그룹 전반의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해 온 CJ그룹이 세계적인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 출신 투자금융(IB) 전문가를 영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CJ는 지난달 그룹 IR을 담당하는 경영리더(임원)로 30대인 CS 기업금융부(IBCM) 출신 양성호씨를 영입했다. 양 경영리더는 CS에서 기업금융, 상장, 채권, 증권 발행 등 업무를 맡은 바 있다.
양 경영리더는 IR 파트 재무 임원으로서 그룹 전반의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외국계 투자 회사에서 경력을 쌓은 양 경영리더가 CJ그룹의 IR 체질 개선을 담당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재계와 IB 업계는 CJ CGV 유상증자 과정에서 그룹 내 IB 전문가 확충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양 경영리더를 영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CJ는 자회사 CJ올리브네트웍스 주식을 현물출자해 CJ CGV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려 했으나 법원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서울 서부지방법원은 최근 CJ CGV가 신청한 신주발행조사 비송사건(재판이 아닌 간소한 절차로 처리하는 사건)에서 이 계약 감정을 맡은 한영회계법인이 낸 감정보고서의 객관성이 충분치 않다고 판단해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한영회계법인이 추산한 CJ CGV의 주식가액과 CJ올리브네트웍스의 순자산과 차이가 큰 점 등을 고려해 CJ올리브네트웍스의 주식 가치가 과대평가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대규모 자본 확충으로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부채비율을 200%로 유지하고자 했던 CJ CGV의 계획은 불확실성이 높아지게 됐다.
CJ CGV가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 확충에 나선 배경은 코로나 사태 이후 수년간 적자가 발생하면서 재무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CJ CGV의 연결기준 영업적자는 2020년 3887억원, 2021년 2414억원, 2022년 768억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부채비율은 2019년 652.6%에서 2020년에는 1412.7%까지 치솟았다.
CJ ENM 재무 건전성 개선도 핵심 과제다. CJ ENM은 올해 2분기 영업손실 304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CJ ENM은 티빙, 피프스시즌 등 자회사가 적자를 내고 미국 콘텐츠 제작사 피프스 시즌 인수 부담 등으로 재무지표가 악화된 상황이다. 이에 국내 신용평가사의 등급 하향 요건을 일부 충족했다.
한국신용평가는 CJ ENM의 자회사 및 사업 부문별 수익성 개선 여부를 신용등급 등락의 요소로 꼽았다. 이와 함께 한신평은 CJ ENM이 비영업용 자산 활용 등으로 차입금을 감축할 수 있는지도 지켜보겠다고 했다. 또 한신평은 CJ ENM의 순차입금이 올 상반기 2조6583억원에 달하는 만큼, 차입금 축소 여부도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