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고객이 주류 매대를 지나고 있다. / 뉴스1
수입 위스키 제품 가격이 일제히 오른데 이어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 1위 오비맥주가 주요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다른 경쟁 주류 업체들은 물론 소주 등 관련 제품 가격까지 ‘도미노 인상’이 유력시되고 있다. 각종 원재료·부자재나 주정 값이 대폭 인상돼 생산 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오는 11일부터 카스와 한맥 같은 주요 맥주제품 공장 출고 가격을 평균 6.9% 인상한다.
환율 불안이 지속하는 가운데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각종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인한 물류비 상승으로 제품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다만 가정용 시장에서 많이 팔리는 카스 500㎖ 캔 제품은 현행 가격을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수입 위주의 산업 특성상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비용 압박이 계속 증가해왔지만 전반적인 물가 불안 상황을 고려해 인상률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3월 국산 맥주제품의 공장 출고 가격을 평균 7.7% 인상한 바 있다.
앞서 이달 초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수입 위스키 제품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디아지오코리아 위스키 조니워커블랙 편의점 판매가는 지난 1일부터 기존 6만900원에서 6만9900원으로 14.8% 올랐다. 제임슨 위스키는 3만3000원에서 3만4900원으로 5.8% 인상됐다.
페르노리카코리아 위스키 발렌타인 12년 가격은 4만7900원에서 5만3100원으로 10.9%, 로얄살루트 21년은 34만5200원에서 37만2900원으로 8% 각각 올랐다.
주요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도 줄줄이 가격을 올릴지 관심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참이슬과 진로의 출고가를 7.9% 인상했고 같은 해 롯데칠성음료도 클라우드 출고가를 8.2% 올렸다.
다만 두 기업은 당분간 주류 값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인상 요인 등에 따라 앞으로 검토 할 수는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인상 계획이 없다"고 했다.
주류 업체가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선 이유는 각종 원부자잿값 상승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또 주정을 국내에서 독점 유통하는 대한주정판매가 지난 4월 주정 가격을 평균 9.8% 올린 점도 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여러 가격 인상 요인들이 발생했을 때 경영 차원에서 감내하다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데, 업계가 현재 공통적으로 각종 원부자재비나 주정 값 등 비용 인상 요인이 많은 상황"이라며 "주류 업체들의 제품 가격 인상은 사실상 시간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