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의 프리미엄 미니밴 알파드. /김종훈 기자
토요타가 '쾌적한 이동의 행복'을 슬로건으로 내걸며 야심 차게 내놓은 4세대 미니밴 '알파드'가 프리미엄 미니밴 시장의 새 바람을 불러올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콘야마 마나부 토요타코리아 사장은 "토요타 알파드의 설계에 밑바탕에는 고객의 행복을 바라면서 사소한 부분까지도 고민하는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환대)의 마음을 담았다"고 운을 띄웠다.
지난 19일 기자단 시승행사에 앞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집에 들어올 때 반기는 가족처럼 알파드는 열심히 일하고 돌아온 귀빈의 안락함을 선사하기에 충분한 '럭셔리 미니밴'이 될 수 있어 보인다.
콘야마 사장은 “한국도 교육열이 강한 나라인데 일본도 학원 앞에서 줄 서 있는 알파드가 성공의 상징처럼, 공부에 지친 자녀들을 기다리는 장면이 심심찮게 보인다”고 전했다.
알파드는 이미 중국, 동남아, 중남미 등 해외에서 스포츠·연예계 스타, 고위 관료들이 사용하며 의전용 차량으로도 유명세를 날리고 있다.
특히 도요타 아키오 회장이 관용차로 쓸 정도로 애정을 보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이번 4세대 모델 개발 과정에서도 지속적으로 차량 개선 사항에 대해 자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토요타가 세심한 배려와 기술을 집약해 설계했다는 4세대 알파드를 타고 경기도 가평에서 강원도 원주까지 약 72㎞ 구간을 주행하면서 주행성능 기능 등을 체험해 봤다.
첫 외관은 한 마리 검은 황소가 당장이라도 돌진할 것 같다는 인상이 들었다. 웅장해 보이는 전면부 그릴은 황소의 머리 뿔 같았고, 측면에 Z자를 형상화한 라인은 영화 속 등장할 거 같은 모습이다. 뒷모습도 로봇으로 변신할 것처럼 신비감을 주기도 한다.
이날은 귀빈을 위해 최적화된 2열 설계를 체험하기 위해 토요타측이 제공한 대리기사가 운전하는 차 2열에서 각종 편의 장비를 체험해 봤다.
우선 문을 열고 탈 때부터 발 디딤판이 낮게 설계돼 아이들도 타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느낌은 바디프렌즈 체험샵에 온 듯한 안락함이 들었다. 앉자마자 푹신한 좌석을 리모트콘트롤을 통해 조작하니 이대로 잠들고 싶다는 충동이 느껴졌다.
몸을 180도 가까이 누워서 있었지만 무선 콘트롤 덕에 선루프는 열면서 하늘을 감상했다. 옆에 동승한 기자가 자외선을 싫어할까 잠시 머뭇했지만 절반만 열리는 선루프 덕에 걱정도 잠시였다. 스마트폰 형태의 컨트롤러는 2열 좌·우 좌석에 각각 마련돼 승객이 개별적으로 자신이 앉은 공간을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알파드에는 운전자의 편안한 주행을 돕도록 다양한 편의 장비가 탑재됐다. 12.3인치 대형 풀컬러 멀티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와 14인치 대형 센터 디스플레이를 통해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며 내비게이션과 토요타 커넥트를 비롯한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능과의 연동도 가능하다.
또 ▲15개의 스피커와 12채널 앰프로 구성된 JBL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파노라믹뷰 모니터 및 디지털 리어뷰 미러 ▲원터치 와이드 오픈 슬라이딩 도어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사이드 하단에 배치된 버튼으로 트렁크 도어 개폐가 가능한 전동식 파워 백 도어 ▲좌우 독립 전동식 파노라마 선루프 등 편의 사양이 풍부하다. 여기에 예방 안전 시스템인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는 안전한 주행을 지원한다.
컨트롤러는 탈착이 가능해 어떤 자세에서도 사용하기 편리했다. 컨트롤러는 온도(냉·난방), 다리받침 및 리클라이닝 각도 조절, 라이트 색상, 창문 셰이드 등을 제어하는 버튼과 스마트 컴포트 모드 버튼으로 구성됐다.
스마트 컴포트 모드는 총 4개로 구분됐다. 드림(Dream), 릴렉스(Relax), 포커스(Focus), 에너자이즈(Energize)로, 각 상황에 최적화된 실내 공간의 밝기, 분위기, 온도를 만들어줬다.
릴렉스 모드를 누르자 시트의 안마기가 작동됐고, 좌석과 암레스트의 열선을 통해 천천히 온기가 퍼졌다. 드림 모드에서는 조명이 어두워지고 창문 셰이드가 내려와 졸음이 쏟아지는 편안함을 선사했다. 취침 시간을 설정하면 자동으로 등받이가 세워지고 조명이 밝아지는 '깨워주기' 기능으로 목적지 도착 전 일어나 옷깃을 정리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체강성/V멤버 브레이스를 넣어 바디 변형을 막아주기 때문에 우수한 주행성과 승차감을 형성한다. /김종훈 기자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에는 토요타 최초로 등받이와 암레스트 부분에 저반발 메모리 폼 소재를 도입하여 몸으로 전달되는 진동을 최소화하도록 만들어졌다. 또한 하단 쿠션 부분의 우레탄 소재는 체중의 압력을 분산시켜 장시간 이동 시 허리와 하체 피로도를 줄여준다.
주행이 끝났는지도 모를 정도로 과속방지턱 및 코너링에도 최적화된 설계가 느껴졌다. 나카하라 토시유키 토요타코리아 전무는 "고층 빌딩의 진동을 줄이는 기술에서 착안해 좌석 시트에도 진동 완화 기술을 적용했다"며 "승차감을 가장 중요시해 기존 모델 대비 몸으로 오는 진동을 3분의 1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알파드 실내. /김종훈 기자
아울러 자동으로 콘트롤되는 커튼도 조절이 가능해 외부 풍경이 궁금하지만 자외선이 싫을 때는 조금만 열고 풍경을 볼 수 있게 배려한 점도 좋았다. 알파드의 제원은 전장 5005㎜·전폭 1850㎜·전고 1950㎜로, 경쟁 모델로 꼽히는 카니발 하이리무진과 비교해 전장과 전폭, 전고 모두 작지만 군더더기를 잘 제거한 것인지 실내가 좁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요시오카 켄이치 토요타 책임(chief)엔지니어는 “알파드는 몸집을 키우는 것보단 원형을 유지하면서 사고 시 안전에 대한 차체 강성을 유지하는 데 방점을 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넓은 내부 공간은 특화된 설계를 통해 구현해냈다”고 설명했다.
나카하라 토시유키 전무는 “아들이 5살 무렵 슬라이딩 도어 손잡이를 잡으려다가 손이 낀 것을 보고 손잡이를 길게 할 수 없냐고 제안했다”며 “첨엔 기술적으로 도어스트라이커와의 조화 및 안정성 때문에 힘들었지만 이를 극복해 내는 연구결과 문 옆에 길게 자리 잡힌 손잡이를 통해 노약자와 어린이도 쉽게 차량에 탑승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연구 배경에 대해 털어놨다.
알파드의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 /김종훈 기자
당장 기자가 일하는 회사의 대표와 지인들에게 권하고 싶다는 충동이 들 정도로 매일 열심히 비즈니스하고 저녁 자리에서 노곤했던 여정을 차 속에서 풀면서 집으로 복귀하는 의전차량으로 제격이다.
경유지를 들러 회차하는 구간 운전석으로 자리를 옮겨 강원 원주에서 가평까지 72㎞ 구간을 주행했다. 알파드는 2.5리터 하이브리드(HEV) 파워트레인을 기반으로 시스템 총 출력 250마력을 발휘한다.
사륜구동 E-Four 시스템이 탑재돼 고속도로에서도 승용차 못지않게 육중한 몸집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추월도 할 수 있었다. 구불구불한 국도변 와인딩 구간에서도 뒤틀림 없는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하이브리드 명가 토요타답게 미니밴임에도 중형 SUV급 연비를 구현해 경제적으로 부담을 줄여줄 듯하다. 2.5리터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으로 복합연비 기준 13.5km/L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