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사옥(왼쪽), SK하이닉스 이천시 본사./뉴스1
반도체 실적 회복에 사활을 걸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유수 대학들을 다니며 우수 인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2031년 국내 반도체의 부족 인력은 5만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을 리드하기 위해 우수 인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인재 양성과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인력난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로 부상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는 전문 인력 부족으로 인해 미국 애리조나 공장의 첫 가동을 2025년으로 당초 계획보다 1년 늦추겠다고 발표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는 2030년에 6만7000개의 반도체 분야 일자리가 채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이 '꿈과 행복의 삼성반도체: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삼성전자 유튜브
인력 부족의 문제가 당면 과제로 부상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CEO가 직접 국내 유수 대학에서 강연을 하는 등 우수 인재들과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올해 카이스트(KAIST), 연세대, 서울대를 차례로 방문하며 '꿈과 행복의 삼성반도체: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경계현 사장은 구성원이 행복하게 일하며 각자의 꿈을 향해 함께 나아가는 회사를 언급하며 구성원이 인정받고 도전하며 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 회사를 설명했다. 앞으로의 반도체 산업을 이끌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 하고, 개성이 강한 MZ세대에게 최적의 환경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경계현 사장은 강연에서 직접 "여러분과 함께 일하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계약학과를 운영하는 국내 대학 4곳에서도 강연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SK하이닉스 제공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도 내달 11일 카이스트에서 '초기술로 세상을 더 행복하게'라는 주제로 초청 강연을 진행한다. 곽노정 사장은 그 자리에서 HBM, 최신 D램, 낸드 기술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최근 SK하이닉스는 세계 최고 사양 'HBM3E' 개발에 성공하고,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생성형 AI 시장의 확대로 차세대 반도체를 이끌 무기로 HBM이 주목됨에 따라 업계를 리드하는 경쟁력을 보여주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양사는 국내 대학에 반도체학과를 설립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2006년에 성균관대에 반도체시스템공학과를 설립했다. 재학 중 최소 채용절차만 통과하면 졸업 직후 삼성전자 분도체부문에 취업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UNST(울산과학기술원), DGIST(대구과학기술원), GIST(광주과학기술원) 3곳에 반도체계약학과를 신설한다. 학생들은 반도체 클린룸 실습 등 현장 중심 교육을 받게 된다. 삼성전자는 세 학교와 5년간 반도체 인재 총 50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이로써 삼성전자가 국내 대학에서 운영하는 반도체계약학과는 총 7곳으로 확대됐다.
SK하이닉스는 고려대와 서강대, 한양대, 중앙대 등에 계약학과를 개설했다. SK하이닉스는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학생 전원에게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중 하나인 UC 데이비스에 수학할 기회도 제공한다. 파견되는 학생들에게는 등록금 및 체류비 전액이 지원되며, 대학 기숙사가 아닌 지역 홈스테이에 거주하며 미국 문화를 직접 체험하게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