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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폐업 ‘줄줄이’, 연쇄부도 막으려면 “분양가 낮춰야”

강나윤 기자 ㅣ muse@chosun.com
등록 2023.09.19 17:16

상반기 폐업 신고업체 399곳, 건설사 9곳 부도 처리
고금리에 PF 대출 이자 부담 증가, 미분양 늘어 유동성 위기 지속
한문도 “분양가 낮춰 파산 막아야, 정부도 정책 유도 필요”

서울 시내의 한 공사현장./뉴스1

최근 건설경기의 침체로 중소·중견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한 건설업계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 건설사들의 줄도산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이를 막기 위해 분양가를 낮춰야 한다는 전문가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등록된 종합공사업체 폐업신고는 399건에 달한다. 작년 같은 기간 198건에 비해 두 배 증가했다. 이는 2011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하도급을 담당하는 전문건설업체 폐업 신고 건수는 1462건에서 1768건으로 증가하는 등 더욱 심각하다.

부도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총 9곳의 건설사에서 부도가 났다. 지난 5월까지 모두 5곳, 6월 한 달 동안 4곳이 부도 처리됐다

아파트 브랜드 ‘이안’과 ‘엑소디움’으로 알려진 대우산업개발은 이달 초 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미분양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다. 대우산업개발의 시공능력평가 지수는 75위. 이 회사는 경영난 때문에 결제 대금을 연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회장과 전 대표이사가 분식회계와 배임, 횡령 등 혐의로 수사 받으며 오너 리스크도 겹쳤다.

올해 대우산업개발 외에도 대우조선해양건설(시공능력 83위), 대창기업(109위), 신일건설(113위), 에이치엔아이엔씨(133위) 등이 회생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현재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은 고금리에 따라 사실상 임시 휴업에 들어섰다. 올해 2분기 대출 잔액은 1분기 대비 1조5000억원 늘어난 133조1000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6월말 기준 연체율은 2.17%를 기록했다. PF 시장 경색에 자금줄이 마르면서 일부 건설사들의 회생 절차에 들어선 것이다.

미분양 물량 증가 역시 자금줄을 막고 있다. 지방을 중심으로 한 ‘준공 후 미분양’이 특히 증가하면서 유동성 위기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공사비 원가 증가까지 이어지면서 건설 사업 여건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가 바라보는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지난달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분석한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 대비 19.3p 하락한 70.5를 기록했다. CBSI가 기준선 100보다 아래라는 건 현재 건설경기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건설업계 부진은 국가 경제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건설업은 작년 기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약 15.4%를 차지하며, 200만명의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다. 경기와 고용 등 각종 지표에 연계돼있을 뿐더러 경기 회복에도 악재다.

이에 정부도 관련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20일에서 25일 사이에 부동산 공급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PF 만기 연장과 대출 금리 인하, 보증 지원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이 정부 대책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문도 연세대학교 금융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분양가를 내리는 게 가장 원안”이라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분양가를 70~80%로 조정하면 이득을 못 취해도 미분양을 줄이면 파산을 면할 수 있다. 정부도 이런 방향으로 정책을 유도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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