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현대차 양재동 본사./뉴스1
'저출산'이 사회적 난제로 대두된 가운데 기업들이 여러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그중 사내 어린이집, 육아휴직을 비롯해 노사 차원에서 TFT까지 구성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현대자동차다.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최대 과제인 저출산 문제 대응에 공감하며 앞장서는 것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전날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진행된 21차 임단협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며 5년 연속 무분규 잠정합의를 이뤘다. 특히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면서 단체협상과 별개로 '저출산 대책 관련 특별합의서'도 합의해 눈길을 끌었다.
특별합의서 주요 내용으로는 출산축하금을 대폭 확대했으며, '엄마, 아빠 바우처' 제도도 신설했다. 난임 직원 가족에겐 유급 휴가와 시술비도 지원한다. 자녀 육아에 대한 지원책도 강화해 유아교육비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사용기간을 확대하는 등 저출산과 육아지원에 대한 대책을 모색했다.
지난달 9일 현대차 전주공장에서 진행된 '현대차 저출산·육아지원 노사 TFT 간담회' 이후 정기환 기술기사(윗줄 왼쪽 1번째) 가족이 증정 받은 스타리아와 기념촬영하고 있다./현대차 제공
현대차 노사는 지난 7월 대기업 최초로 '저출산·육아지원 노사 TFT'를 구성한 바 있다. 직원들의 임신, 출산, 육아 등 생애 주기에 기반한 종하적인 출산 및 육아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TFT는 첫 행보로 지난달 9일 전주공장을 방문해 여덟 자녀를 둔 직원에게 MPV 스타리아를 증정했다. 또한 직원 가족과 간담회를 갖고 다자녀 출산 및 육아에 따른 고충, 건의사항을 청취하기도 했다.
현대차의 저출산, 육아지원에 관한 적극적 움직임은 처음이 아니다. 현대차는 2003년부터 울산 공장에 사내 어린이집을 운영해왔다. 2012년 사내 어린이집이 의무화되기 10년도 전이다. 2008년에는 현대차남양연구소 인근에 어린이집을 개원했으며, 2013년 양재동 본사 인근에도 설립했다.
현대차는 유연 근무제와 재택근무를 활성화한 하이브리드 근무제도 등을 통해 직원들이 육아와 일을 효율적으로 병행하도록 돕는다. 현대차에 근무 중인 5살 아이를 둔 직원에 따르면 유연 근무제를 통해 아이를 어린이집까지 등원시킨 후 출근 준비를 해도 충분하다.
육아휴직 사용자도 늘어나고 있다. 현대차 2023 지속가능성보고서에 따르면 육아휴직 사용자는 ▲2020년 남자 171명, 여자 162명 ▲2021년 남자 188명, 여자 162명 ▲2022년 남자 285명, 여자 234명으로 지속 증가 중이다.
이를 넘어 현대차는 자녀 양육 등으로 심리상담과 정서안정이 필요한 직원들을 위해 심리상담센터(톡톡센터)와 임직원 마음챙김 그룹 클래스도 운영 중이다. 해외 주재원·GEP 임직원 및 동반 가족 대상 인터내셔날 SOS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회사는 우리 사회의 최대 문제로 부상 중인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저출산·육아지원 노사 TFT를 구성하는 등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저출산 극복을 위해 직원들의 출산 및 육아에 따른 고충과 건의사항 등을 청취하고 종합적 출산·육아지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