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의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조감도./HD한국조선해양 제공
국내 조선 3사가 '파업 리스크'를 해소하고 하반기 대규모 수주전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전문 인력 부족 문제가 실적 개선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은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한화오션은 지난 7월 기본급 11만1223원 인상 등의 내용을 담은 노사 합의를 도출하며 조선 3사 중 가장 먼저 임단협을 타결했다. 출범 후 첫 교섭에서 회사 경영이 악화된 2014년 이후 9년 만에 하기휴가 전 타결을 이뤄냈다. 삼성중공업도 기본급 12만6436원 인상 등에서 합의를 이루며 임금협상을 매듭지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7일 노조가 전면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에서 극적으로 합의에 성공했다. 기본급 12만7000원 인상 등의 내용으로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진행해 투표자 중 58.52%가 찬성하며 가결됐다.
한화오션의 그린십 사양 LNG운반선 조감도./한화오션 제공
조선 3사, 카타르 수주전에 총력파업의 불씨를 잠재운 조선 3사는 하반기 수주전에 총력을 가한다. 하반기 가장 큰 프로젝트 중 하나는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이 발주하는 13조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이다. 지난 1차 발주 당시 한화오션이 19척, 삼성중공업이 18척, HD한국조선해양이 17척을 수주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차 발주된 총 65척 중 국내 조선 3사가 54척을 수주한 만큼 이번 2차 발주에서도 활약이 기대된다"며 "LNG운반선 건조 기술은 한국이 최고 수준인 만큼 전량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카타르 수주전은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연간 수주 목표 달성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가스텍 2023'에서 암모니아운반선 4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하면서 연간 수주 목표액인 157억4000만달러를 조기 달성했다.
반면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아직 연간 수주 목표를 채우지 못했기에 카타르 수주전 성과가 중요하다. 삼성중공업은 연간 수주 목표 95억달러의 66%를 달성한 상태다. 한화오션은 69억8000만달러 중 21.1%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카타르 수주전에서 지난 1차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성과가 난다면 연간 수주 목표에 근접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출신 선박 용접 전문인력 41명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삼성중공업 제공
일감은 많지만 여전히 인력은 부족수주를 통한 일감 확보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조선업계 전반적인 인력난 해소가 요구된다. 10년가량의 불황을 탈출하고 수주 호황기를 맞이해 3년 치 일감을 마련했으나 이를 소화할 생산직 인력이 부족해 실적에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에서도 조선업 인력 충원에 함께 나서고 있다. 정부는 조선업계에 취업하고자 하는 이들을 지원하는 '지역 조선업 생산 인력 양성 사업'에 올해 108억원을 투입했다.
상반기에 E-7 비자에 해당하는 외국인 기능인력 총 6282명 고용 추천해 비자를 발급받은 5209명이 국내 조선업 현장에 배치됐다. 또한 외국인 저숙련인력(E-9)은 조선업 전용 쿼터가 신설돼 3179명이 입국했다. 이 밖에도 국내 조선사에 취업을 희망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연수형 E-7 비자'를 시범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생산직 근로자들은 조선업보다 비교적 노동 강도가 낮고 연봉이 높은 반도체 공장 등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 근로자 중심으로 인력 충원이 되고 있지만 지역 경기와 조선업의 미래 등 장기적인 관점으로 국내 근로자를 양성하기 위한 정부와 기업의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