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올 뉴 그랜저./현대차 제공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기아뿐만 아니라 수입차 브랜드까지 하이브리드 신차를 연달아 출시하며 인기에 불을 지피고 있다.
5일 현대차·기아의 판매실적 자료를 종합한 결과 2009년 첫 출시 후 지난달까지 양사의 국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총 101만9651대로 100만대 벽을 깨뜨렸다.
하이브리드차를 처음 출시한 2009년 판매량은 6312대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연간 12만7995대를 판매하며 누적 50만대를 달성했다. 50만대 도달까지 11년이 걸렸으나 이후 50만대를 더 팔기까지는 3년도 걸리지 않았다.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국내 판매량은 올 4월부터 내연기관 모델을 앞질렀다.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그랜저 하이브리드차는 5328대가 팔렸으나 내연기관 모델은 3492대에 그치기도 했다. 그만큼 최근 국내 소비자들의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를 구매하기엔 가격이나 인프라 등으로 망설이는 소비자에게 하이브리드차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또한 내연기관차보다 소음이나 진동이 적어 승차감이 뛰어나고, 연비도 높다. 아반떼 1.6 가솔린의 공인 복합연비는 14.8~15.3km/ℓ이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은 21.1km/ℓ에 달한다.
하이브리드에 대한 관심에 힘입어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들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지속 선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출시한 5세대 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을 전면으로 내세웠다. 기아는 오는 11월 출시 예정인 부분변경 카니발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다. KG 모빌리티 또한 인기 모델인 토레스의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하이랜더./토요타 제공
수입차 업계 중에서 하이브리드차 국내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토요타다. 토요타코리아는 지난 2월 발표한 '멀티 패스웨이' 전략 하에 다양한 하이브리드차를 선보이고 있다. 라브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작으로, 플래그십 세단 크라운 크로스오버, 준대형 SUV 하이랜더, 미니밴 알파드 등 다양한 차종별로 하이브리드차를 지속 출시 중이다.
BMW 뉴 5시리즈./BMW 제공
BMW 역시 최근 선보인 뉴 5시리즈와 뉴 7시리즈 등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였다. 특히 다음 달 출시되는 뉴 5시리즈는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이 적용된 신형 엔진이 탑재되며 전 세계 최초로 한국 시장에 출시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전기차의 비싼 가격과 부족한 인프라 등으로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에게 그 대안으로 하이브리드차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다만 2025년 친환경차에서 하이브리드가 제외되고, 반값 전기차 출시 등으로 전기차에 대한 문턱이 낮아지면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