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2분기 나란히 2조원대의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속사정은 딴판이다. 네이버는 각 사업의 고른 성장세로 수익성도 올랐지만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효과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4일 네이버는 2분기 매출이 2조40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10.9% 증가한 3727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서치플랫폼 9104억원 ▲커머스 6329억원 ▲핀테크 3397억원 ▲콘텐츠 4204억원 ▲클라우드 104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작년 2분기에 비해 매출이 40%대 증가한 커머스(44%)와 콘텐츠(40.1%) 부문 성장세가 돋보였다. 네이버 전체 커머스 거래액은 14.8% 늘어난 1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콘텐츠 부문의 경우 글로벌 웹툰 시장에서 일본 유료 이용자 수가 20% 이상, 미국에선 유료 이용자당 결제액(ARPPU)이 20% 이상 증가해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핀테크 매출도 14.9% 늘어난 가운데 네이버페이 결제액이 21.2% 늘었다. 외부 결제액은 41% 증가한 6조3000억원을 기록하고, 오프라인 결제액은 삼성페이 연동 효과로 2배가량 증가한 1조4000억원이다.
앞서 3일 카카오는 올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난 2조42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다만 영업이익은 34% 줄어든 1135억원을 기록했다.
SM엔터 인수로 외형은 커졌다. 하지만 인프라 투자, 연결 회사 편입, 인건비 등 늘어난 영업비용이 이를 상쇄했다.
카카오 측은 “인공지능(AI) 관련 인프라 투자, 데이터센터 다중화, 연결 회사 편입 등으로 1조9290억원의 영업비용이 발생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신규사업 투자와 함께 무리한 계열사 확장을 실적부진의 원인으로 진단한다. 현재 카카오의 주요 계열사 절반 이상이 적자에 빠진 상황이다. 이에 카카오는 최근 수익성이 낮은 사업의 정리를 추진하는 경영효율화 작업을 추진 중에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생성형 AI 서비스를 올 하반기 주요 사업으로 내세워 전면전이 예상된
네이버는 오는 24일 차세대 AI 대규모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와 이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를 공개할 예정이다. 생성형 AI 기반의 차세대 검색 서비스 ‘큐:’도 오는 9월 베타 서비스로 출시한다.
카카오는 하반기에 생성형AI ‘코GPT 2.0’을 선보인 뒤 주문·예약·상담·결제와 같은 카카오톡 내 거래형 서비스와 연계한다는 구상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코GPT’ 출시 일정과 관련해 “10월 이후엔 나올 것 같다”며 “현재 다양한 사이즈의 모델을 준비하며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장기간 축적한 AI 기술력과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네이버만의 생성형 AI 경험을 제공하며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지난 몇 년간 조 단위가 넘는 투자를 통해 쌓아온 AI 기술을 네이버만의 방식으로 활용해 각 사업 부문 성장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