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누락 공공주택 15개 단지 중 13개 단지의 시공, 감리, 설계를 맡은 업체가 모두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벌점을 받고도 순살아파트 설계와 시공, 감리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나 엘피아(LH+마피아)의 안전불감증이 극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LH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건설사업자 및 건설사업관리자 벌점 부과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국토부가 발표한 철근 누락 공공주택 15개 단지 중 13개 단지의 시공, 감리, 설계 업체가 모두 벌점을 받았다.

15개 단지에 참여한 업체 70개 가운데 23개 업체가 48차례에 걸쳐 LH로부터 벌점을 받았다. 사유는 건설용 자재 및 기계·기구의 적합성 검토 확인 소홀이 2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설계도서대로 시공되었는지에 관한 단계별 확인 소홀, 시험 장비 또는 건설기술인 확보 미흡, 품질관리계획 또는 품질시험계획 수립과 시험성과에 관한 검토 불철저가 각각 5건이다.

파주운정 A34 지구 시공사 대보건설의 경우 5년간 3건의 공사에서 벌점을 받았다. 누계 벌점은 4.72였다. LH 발주공사 시공업체 가운데 3번째로 높다. 대보건설은 파주운정3 A-23BL 지구도 시공사로 참여했다.

같은 기간 건설관리공사 업체 중에서는 케이디엔지니어링과 목양이 LH로부터 부실 설계 및 감리로 각각 벌점 6.28점, 3.83점을 받았다. LH 발주공사에 참여한 건설관리공사 업체 중 벌점부과와 누계 1, 2위에 해당한다. 두 업체는 총 네 개 단지에서 설계와 감리를 담당했다. 남양주 별내 A25 지구는 두 업체가 각각 설계와 감리를 맡았다. 아산 탕정 2-A14와 양산사송 A8BL 두 곳은 목양종합건축이 감리를 맡았고 인천가정2 A-18L 지구는 케이디엔지니어링이 설계를 맡았다.

15개 단지 중 벌점 받은 업체가 한 곳도 없는 곳은 광주선운2 A-2BL과 양산사송 A-88L 두 곳뿐이었다. 이 두 곳은 LH가 직접 감리를 담당한 곳이다.

허영 의원은 “안전을 가장 우선 해야 할 LH가 발주한 공공주택단지 사업에 설계·시공·감리 건설 전 과정에서 벌점을 받은 업체가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LH의 안전불감증의 심각성을 보여준다”며 “국민 생명을 위협한 LH는 반드시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