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넷플릭스 제공
'D.P.' 시즌 2(이하 '디피2')를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학교에 공부하러 갔을 뿐인데, 직장에 돈을 벌기위해 갔을 뿐인데, 사회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한 것 뿐인데. 수많은 ‘무언가를 했을 뿐인데’ 속에서 우리는 그와 다른 일을 마주하고, 절망하고, 포기한다. 그런데, '디피2'는 조금이라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심지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견고하다고, 보수적이라고,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군대를 배경으로 해서다.
'디피2'는 시즌 2라고 하지만 사실 시즌1의 연결선에 있다. ‘디피2’ 제작보고회에서 한준희 감독이 말했듯 시즌 1이 끝나는 6화에 이어지는 7화라고 봐도 무방하다. 시즌 2는 시즌 1의 마지막화 이후, 쿠키영상으로 등장한 김루리(문성훈)일병의 총기 난사 사건으로 시작한다. 조석봉(조현철) 상병이 결국 자신을 향해 총을 쏘기 전, 준호(정해인)에게 남긴 말이 있다. “살아서 책임져.” 그 말은 무겁게도 시즌 2를 관통한다.
친한 친구인 조석봉의 비보를 김루리가 뉴스에서 전해듣던 그 순간에도 부대에서는 괴롭힘이 이어졌다. 그런 그는 총을 들고, 한숨을 쉬고, 포효하며 총기를 난사했다. 그리고 탈영한다. 무장탈영 사건에 디피인 안준호(정해인), 조석봉 일병 사건으로 조사를 받던 박범구 중사(김성균), 그리고 군 병원에 있는 한호열(구교환)까지 김루리를 잡기 위해 합류한다. 다시 디피의 임무가 시작됐다. 하지만 조석봉 일병의 사건을 경험한 세 사람의 마음에 가장 강한 말 한마디가 있다. ”살려야 한다.“
‘디피2’는 김루리 사건에 이어 입대하며 드랙퀸이라는 꿈을 접어야 했던 장성민(배나라), 북한과 가장 근접해 있기에 더 고립되어 있는 GP에서 나중석(임성재)와 신아휘(최현욱)에게 벌어진 일, 그리고 그 일들을 모두 관통한 안준호의 선택까지를 담아낸다. 결국 사건을 관통한 안준호는 움직인다. 그의 움직임은 곧, 'D.P.' 시즌 1,2를 지켜본 시청자들의 움직임이기도 하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일. 그 일은 바위에 계란의 흔적을 남기는 일이기도 하다.
지진희, 정상용 등 빌런에 가까운 배우들까지도 한마음이 되어 이를 말한다. 현실은 여전히 가혹하다.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심지어 집 안에서까지도. 매일을 살아가고 있는 모두가 느끼고 있다. 하지만 움직이지 않으면 변화는 없다고 '디피1' 때보다 '디피2'에서는 무겁게 이야기한다. 쫓고, 뛰고 하는 움직임 속에도 무거운 마음이 담겼다. 하지만 쭉 밀고 보면, 가장 마지막에 가장 반가운 미소를 마주하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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