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5./현대차 제공
미국 완성차 시장에서 점유율 4위로 올라선 현대자동차·기아가 12개월 연속 전년 대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의 100% 수준으로 맞춘 공격적 프로모션 등 전기차 판매량이 상승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지난 7월 미국에서 전년 동월 대비 10.7% 증가한 7만2857대를 판매했다고 2일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판매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6330대로 역대 월간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 공장 현지생산 영향으로 공급 확대된 GV70(2525대)가 역대 월간 최다 판매를 달성했다.
기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전년 동월 대비 13.5% 늘어난 7만930대를 판매했다. 기아의 RV는 전년 동월 대비 17% 상승한 5만889대가 팔리며 12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거센 돌풍을 이어갈 수 있는 이유는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판매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는 7월에 친환경차를 합산 2만6498대 판매해 역대 월간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판매 비중도 18.4%로 역대 최고다.
친환경차의 호실적은 전기차가 견인했다. 현대차·기아는 총 1만385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세 달 연속 월간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또한 역대 최초로 합산 월간 전기차 판매 1만대를 돌파했다.
현대차 아이오닉 5는 4135대가 판매돼 두 달 연속 월간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아이오닉 6도 1745대로 지난달 기록을 넘어섰다. 기아 니로 EV는 신차 효과로 전년 대비 91% 증가한 1140대를 판매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부터 시작된 가격 인하 정책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포드, 루시드, 폭스바겐, BMW 등도 가격 인하에 동참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도 이 경쟁에 참전해 가격 인하에 나섰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IRA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돼 더 불리한 상황이지만 자체 할인과 딜러사의 추가 할인 공세로 IRA 보조금 100% 수준인 7500달러에 맞췄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IRA 발효에도 선방할 수 있던 것은 적극적인 할인 정책 때문이라 보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내년 상반기까지 IRA 혜택을 받을 수 없기에 하반기에도 미국 시장에서의 할인 정책을 이어갈 계획이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지난달 26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전기차로 인센티브를 집중해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하반기) 인센티브가 상반기보다 올라가지만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