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준대형 7인승 SUV ‘하이랜더’./토요타 제공
준대형 7인승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효율적인 공간, 하이브리드 명가에 걸맞은 우수한 연비, 정숙성까지 모두 담은 토요타 ‘하이랜더’가 국내에 상륙했다.
지난 28일 파주에서 영종도까지 하이랜더를 시승하며 내부 공간, 연비, 주행성능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시승 소감을 먼저 말하자면 하이랜더는 여러 장점을 두루 갖춘 도로 위 멀티플레이어다. 북미시장을 사로잡은 이유가 분명했다.
20인치 휠·대구경 타이어로 안정적인 차체 비율과 유려한 곡선 라인으로 생동감 넘치는 측면 디자인./임주희 기자
먼저 외관을 보면 전면부와 후면부는 보통 SUV와 큰 차이가 없다. 하이랜더는 측면부가 매력적이다. 20인치 휠과 대구경 타이어는 차체 비율을 안정적이면서도 더 커 보이게 한다. 뒤로 갈수록 높아지는 곡선 라인은 금방이라도 앞으로 돌진할 것 같은 느낌이다.
독립식 캡틴 시트로 구성된 2열, 150cm 후반의 기자가 타기에 무리 없는 3열./임주희 기자
하이랜더는 준대형 SUV답게 여유로운 공간을 자랑했다. 전장 4965mm, 전고 1755mm, 전폭 1930mm로 팰리세이드와 비슷한 크기다. 2열은 독립식 캡틴 시트로 구성돼 넓고 쾌적한 공간을 제공한다. 3열은 비교적 공간이 좁지만 체구가 작은 기자가 타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3열 플랫 폴딩 시 만들어지는 넉넉한 적재공간./임주희 기자
3열을 폴딩 하면 넉넉한 적재공간이 만들어진다. 2열까지 플랫 폴딩 시 차박이나 캠핑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자녀가 2명 이상 있거나 캠핑을 즐기는 가족이라면 최적의 선택이 될 것이다. 다만 시트 폴딩 기능이 수동인 점은 아쉬웠다.
진동 감소와 방음 설계로 하이랜더는 준대형의 큰 차체에도 불구하고 토요타 특유의 정숙성을 보여줬다. 가속 시 차체의 움직임을 잡아주는 ‘피치 보디 컨트롤’로 운전석과 동승석에서 속도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아 안정적이었다. 또한 어쿠스틱 글라스와 사이드 미러의 디자인과 보닛 후드의 형상 개선 등을 통해 풍절음도 최소화해 시속 100km가 넘어가도 소음이 적었다.
토요타 ‘하이랜더’ 주행 모습./토요타 제공
하이랜더는 직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2.5리터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했다. 초기 가속은 다소 딜레이가 있지만, 속도가 붙으면 2톤이 넘는 차체가 시원하게 치고 나갔다.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 중 하나는 엔진과 전기모터의 매끄러운 전환이다. 엔진과 전기모터가 함께 작동하면서 발생하는 울컥거림은 하이브리드차의 단점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하이랜더는 엔진과 전기모터를 정밀하게 제어해 이질감 없는 편안한 주행을 제공했다.
하이브리드 명가의 핏줄을 이어받은 하이랜더는 연비 효율도 뛰어났다. 57km 가량 되는 거리를 운전하고 연비를 확인해 보니 14.8km/L의 결과가 나왔다. 급정거·급가속만 반복하지 않는다면 공인 연비(13.8km/L)는 무난히 달성할 것이다.
1열 내부 모습, 시인성 높은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임주희 기자
내부에는 시인성 높은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또한 인포테인먼트로 ‘토요타 커넥트’가 적용돼 LG유플러스의 U+드라이브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개방감을 높여주는 대형 파노라마 선루프./임주희 기자
플래티넘 그레이드는 파노라마 선루프와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이 제공된다. 파노라마 선루프는 자동식이었으며 크기가 커서 개방감을 한층 높였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속도 표시와 갈림길에서 간단한 길 안내를 해줬다.
하이랜더를 시승하는 동안 왜 이 차가 북미에서 돌풍을 일으켰는지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을 태우고 등하교를 직접 시키는 북미 부모들에게 하이랜더는 효율적인 공간과 우수한 연비 등으로 높은 만족도를 줬을 것이다.
다만 개별소비세 5% 기준 ▲리미티드 6660만원 ▲플래티넘 7470만원으로 동급 차종에 비해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는 것이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의 고효율 연비, 친환경차 세제혜택 및 공영주차장 할인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