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오른쪽)이 지난 17일 오후 을지로 대우건설 본사에서 투르크메니스탄 경제사절단과 면담을 하고 있다. /대우건설 제공
주요 건설사들의 올해 2분기 실적이 공개되면서 국내 부동산 경기 불황이 입증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호실적을 기록한 건설사들은 해외수주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전년 동기 대비 아쉬운 실적을 보였다. 최근 건설 경기 둔화가 계속되고 원자재가 및 하도급 원가 상승으로 주택건축사업 원가율이 상승한 탓이 크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연결기준 올해 2분기 매출액 9336억원, 영업이익 5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7% 줄었고 영업이익은 91.4% 급감했다.
DL이앤씨 2분기 실적은 매출 1조9706억원, 영업이익 71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액은 4.99%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6.6% 감소한 규모다.
GS건설은 영업손실 4139억원을 기록했다.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의 전면 재시공 결정에 따른 결산손실 5500억원을 일시 반영해 타격이 불가피했다. 매출은 3조4951억원으로 작년 같은기간 대비 14.7% 증가했다.
반면 대우건설의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5% 증가한 217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해 3조2714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건설의 실적도 ‘맑음’이다.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액이 7조163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8.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236억원으로 27.4% 늘었다.
이들 건설사의 공통점은 해외수주 성과에 있다. 현대건설의 경우 올해 상반기 주택 분양 물량이 1300세대에 그치는 등 국내 사업은 부진했지만, 국내외 대형프로젝트가 실적을 끌어 올렸다.
현대건설은 2분기에 해외에서 10조원 이상의 신규 수주를 달성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 패키지 1·4’ 등 메가 프로젝트를 따내며 해외 수주액 11조4238억원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의 상반기 연결 신규 수주는 20조7270억원으로 연간 수주 목표인 29조900억원의 71.3%를 달성했다.
현대건설 측은 현재 사우디 자푸라2, 사파니아, 파드힐리 등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대우건설도 해외 성과가 실적에 반영되며 매출과 영업이익을 모두 견인했다.
대우건설은 리비아에서 1조원 규모 발전공사를 수주했다. 지난 6월엔 3427억원 규모의 나이지리아 수주를 따냈다.
베트남에서 진행 중인 도시개발 사업과 관련해 자체 사업부지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블록 매각을 완료해 수익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대우건설의 상반기 해외 수주실적은 2조682억원으로, 연간 목표치인 1조8000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리비아, 이라크 등 거점국가와 투르크메니스탄 신규국가로 진출이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건설 시장에서는 코로나 이후 유가가 오르며 작년부터 플랜트 발주가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네옴시티가 있는 사우디 시장 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외 건설사의 해외 수주가 미미했지만, 업체별 주력 프로젝트가 하반기에 집중돼 있고, 중동 플랜트 발주 예산이 계속 증액되고 있다”며 “다수 프로젝트가 7~8월 입찰 예정이라 건설사 해외 수주가 4분기에 재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