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LG, 한화 제공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유럽에서 그룹의 성장 동력 강화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의 중심이자 유럽 진출의 교두보이기도 한 폴란드에서 경제 외교를 펼치는 것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폴란드 수교 35주년을 맞아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국내 24개 대기업이 폴란드에 방문한다. 윤 대통령은 방산, 원전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와 우크라이나 재건 방안에 대해서 논의할 예정이다.
재계는 이번 폴란드 방문을 통해 국내 기업이 확장하고 있는 배터리, 방산 산업에 대한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폴란드는 서유럽과 러시아를 잇는 다리이며, 1200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의 허브를 담당하고 있어 이번 방문에 더욱 이목이 쏠린다.
이번 경제사절단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구광모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이다. 구광모 회장은 배터리와 전장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LG그룹을 이끌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의 미래인 방산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경쟁력을 높이는 중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지난해 10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LG 제공
현재 폴란드에는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8개의 LG그룹 법인이 진출해 있다. LG그룹은 지난해 폴란드 국내총생산(GDP)의 1.8%(16조5000억원)을 담당했다. 특히 LG엔솔은 지난해 폴란드 현지에서 최대 매출인 10조2400억원을 달성하며 연 매출 25조6000억원 중 약 40%가량을 폴란드에서 벌어들인 바 있다.
LG엔솔은 2016년부터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5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생산공장을 세워 운영하고 있다. 이후 지속적인 증설로 생산규모를 70기가와트시까지 확대했다. LG엔솔은 폴란드 자동차산업협회의 회원으로 활동하는 등 유럽 내 전기차 배터리 1위 생산국인 폴란드에서의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다.
구광모 회장도 폴란드 시장에 많은 정성을 쏟고 있다. 지난해 10월 팬데믹 이후 첫 해외 공개 출장지로 폴란드를 택했고,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와 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왼쪽부터)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이부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럽법인장, 세바스찬 흐바웩 PGZ사 회장, 마리우슈 부아쉬착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이 지난 2월 K9 시험사격에 이어 진행된 K2 2차 이행계약 체결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국방부 제공
폴란드는 지난해 국내 방산 수출액의 72%를 차지하는 최대 방산 수출 국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첨단 무기 수입에 나서며 글로벌 방산 업계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한화의 방산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와 K9 자주포 212문 구매 등 약 3조1660억원에 해당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K9 자주포 360문 등 2차 협상이 이뤄질 예정이다. 또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에 첫 유럽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등 유럽 생산 거점으로 삼을 방침이다.
폴란드는 해군 잠수함 도입 사업인 ‘오르카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폴란드 국방장관이 유럽 업체만으로 입찰을 제한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한화오션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다.
한편, 구광모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은 지난달 윤 대통령의 프랑스-베트남 경제사절단으로도 참여하는 등 활발한 경제 외교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