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의 '퀀텀코리아 2023' 부스 조감도./LG유플러스 제공
통신업계가 정보보호 부문에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는 가운데 양자암호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KT·LG유플러스·KT 등 이통3사가 양자암호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다. 양자암호기술 시장은 고속 성장이 전망돼 이통사 간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양자암호기술은 양자역학의 원리를 이용한 암호방식이다. 빛의 가장 작은 단위인 광자를 이용해 암호화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이순칠 한국연구재단 국책연구본부 양자기술단장은 ‘한국연구재단 웹진’에서 “양자암호통신이 양자컴퓨터를 통한 기존 암호체계의 무력화를 막는 해답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3자가 훔쳐보는 순간 양자 상태가 달라져 정보의 내용을 바꾸기 때문에, 도청과 감청이 불가능한 고도의 보안기술이라는 것이다.
이통사들은 최근 정보보호부문 투자비용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LG유플러스가 고객정보 유출과 디도스(DDos) 공격에 따른 인터넷 접속 장애 등으로 홍역을 치른 후 1분기 영업이익 감소하는 등 이익에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통3사가 정보보호부문에 투자한 비용은 2027억원으로 2021년보다 5% 증가했다. 1년 새 KT는 1.3%, LG유플러스는 51.6% 늘었다. SKT는 12.2% 감소했는데, 재작년 SK스퀘어를 인적 분할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양자암호기술 고도화를 향한 이통사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SKT는 지난 2011년 양자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양자 관련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2016년 상용 LTE망에 양자키분배기(QKD)를 활용해 양자암호 기술 적용에 성공했으며, 2019년에는 세계 최초로 5G 가입자 인증 서버에 양자난수생성기(QRNG)를 적용했다. 전국 데이터 트래픽의 핵심 전송 구간인 서울-대전 구간에 양자키분배 기술을 연동해 5G 와 LTE 데이터 송수신 보안도 강화한 바 있다.
SKT는 ‘퀀텀 코리아2023’ 전시에서는 양자암호 기술인 양자키분배기를 비롯해 양자난수생성기, 양자 센싱 등을 소개하고 체험을 안내했다. 양자 센싱은 미세한 크기의 양자를 검출해 전기신호로 바꾸는 기술이다. SKT는 양자 기반 가스센싱 시스템을 만들어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보령 LNG 터미널에서 대형 가스 시설물의 가스 유출의 실시간 파악을 실증하기도 했다.
KT의 양자암호 기술은 양자키분배를 중점으로 한다. KT는 유·무선 양자암호통신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독자 개발한 무선 양자키분배기를 이용해 국내 최장거리인 1㎞ 구간에서 무선양자암호를 전송하는데 성공했다. 국내 통신사 중 처음으로 무선 양자암호통신망을 제주국제대학교에 구축하기도 했다. 퀀텀 코리아에서는 양자키분배기 시스템과 양자 키 관리 시스템등 양자암호통신 솔루션을 선보였다.
LG유플러스는 양자내성암호(PQC)에 역량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세계 최초로 PQC 전용회선을 출시했는데, 전용회선을 통해 데이터를 송·수신할 때 양자내성암호 키로 암·복호화해 해킹이 불가능한 최고 수준의 보안환경을 제공한다. 퀀텀 코리아에서는 미래의 하루 일과에 양자내성암호가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설명하는 콘셉트로 전시부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미국은 이미 양자내성암호를 표준 알고리즘으로 채택하고 양자내성암호 전환 프로젝트를 지난 5월부터 전격 시행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작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직속의 양자 과학기술 전담부서를 설치, 조 단위의 대규모 육성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다.
양자기술 분야는 매년 성장을 가속화해 패권 경쟁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2030년 세계 양자기술 시장 규모를 100조원으로, 2022 양자정보기술 백서는 24조5000억원대로 성장을 예측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정보보호 부문에 대한 투자를 지속 이어가는 한편 양자를 이용한 기술 고도화에도 힘쓰고 있다”며 “상용화 단계를 향해 기술 성장을 이뤄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