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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기 후원’ 구현모 KT 전 대표, 1심서 벌금 700만원

강나윤 기자 ㅣ muse@chosun.com
등록 2023.07.05 17:51

약식명령 1000만원 불복해 정식재판
구 전대표 700만원, 전현직 임원 300만~400만원 선고

구현모 전 KT 대표가 지난 5월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뉴스1

국회의원들에게 이른바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를 받는 구현모 전 KT대표에게 1심에서 벌금형이 선고됐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구 전 대표에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구 전 대표와 함께 기소된 KT 전·현직 임원들에게는 각각 300만~400만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해관계가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하면서 공정성과 청렴성에 관한 KT의 신뢰를 훼손시켰다”며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고 KT 발전을 위해 힘써왔으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한 일은 아닌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선고 배경을 밝혔다.

이날 구 전 대표는 선고공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약식명령에 불복해 열린 정식재판에서는 피고인이 선고기일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앞서 구 전 대표는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상품권을 매입한 후 되파는 방식으로 조성한 비자금 3억3790만원을 KT전·현직 임원 9명과 공모해 19·20대 여야 국회의원 99명에 후원한 혐의를 받는다.

2016년에는 회사 대관 담당 임원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본인 명의로 국회의원 13명에 총 1400만원을 불법 기부한 정치자금법 위반·업무상횡령 혐의로 약식기소 됐다. 약식기소는 검찰이 피의자를 정식재판에 넘기지 않고 서면심리 등으로 벌금형을 내려달라고 청구하는 절차다.

검찰은 앞서 구 전 대표를 약식기소해 벌금 1000만원의 약식명령이 결정됐지만, 구 전 대표가 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이 열렸다.

이날 벌금형이 내려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는 별개로 구 전 대표의 업무상횡령 혐의는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한편 구 전 대표는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가 수사하는 'KT 일감 몰아주기 사건'에도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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