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의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모형(위), 한화오션의 울산급 호위함 모형이 MADEX 2023에 전시됐다./HD현대, 한화오션 제공
지난달 인수 절차를 마무리해 정식 출항한 한화오션이 업계 1위 HD현대중공업에 도전장을 내민다. 재계의 소문난 절친인 정기선 HD현대 사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바다에서 처음으로 격돌하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울산급 배치3(Batch-III) 5·6번함 입찰이 30일 진행된다. 이 사업에는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HJ중공업 등이 참여하며 사업 예산은 약 8300억원대다.
이번 수주전은 한화오션의 군함 수주전 데뷔 무대로 ‘재건’과 ‘부활’의 신호탄이 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또한 정통 ‘수상함 명가’의 타이틀을 뺏길 수 없는 입장으로 입찰 성공에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이달초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제13회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에서 양사는 울산급 배치3 5·6번함 입찰을 놓고 첨예한 신경전을 벌였다. 한화오션은 지난 2018년 울산급 호위함 2차사업 선도함 건조와 한화그룹 방산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내세웠다.
한화오션 출범 이후 처음으로 대외활동에 나선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오션이 잠수함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수상함 분야에서도 역사와 기술력을 갖고 있다”며 힘을 보탰다.
HD현대중공업은 수상함에서 경쟁사가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20년 약 4044억원에 울산급 배치3 1번 선도함 수주에 성공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방위사업관리의 사업자 선정 기준이 기술 중점으로 개정되면서 HD현대중공업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 2020년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의 한화오션(전 대우조선해양) KDDK 개념설계 자료 유출 문제로 지난해 11월부터 3년간 기술평가점수 1.8점의 감점이 적용되는 것이 변수다.
한편, 한화오션은 연간 수주 목표(69억8000만달러)의 15.2% 달성에 그쳐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화오션은 경영정상화에 집중하며 수익성 개선을 중점으로 선별수주 전략을 펼치겠다는 입장이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연간 수주 목표(157억4000만달러)의 73%를 달성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