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틀조선TV 유튜브 바로가기

"군살 빼자"…카카오, 적자행렬에 인원 감축 시작했나

강나윤 기자 ㅣ muse@chosun.com
등록 2023.06.28 17:18

지난해 카카오 영업이익 ‘반토막’, 주요계열사 13곳 중 7곳 적자
‘공동체 이동 프로그램’, ‘넥스트 챕터’…사실상 감원으로 해석

카카오 판교아지트 외부 전경./카카오 제공

카카오 공통체가 무더기로 적자를 내면서 사업 정리, 인력 재배치 등 몸집 줄이기에 도입했다. 대규모 적자사태로 위기감이 짙어지면서다. 이에 그룹 안팎에서는 감원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주요 계열사 중 상당수가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1406억원, 카카오스타일 518억원, 카카오페이 455억원, 카카오브레인 301억원, 카카오엔터테인먼트 138억원, 카카오헬스케어 85억원 등 7곳이 적자를 냈다. 주요계열사 13곳 가운데 절반 이상이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올해 실적도 부진하다. 카카오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5.37% 증가한 1조7403억원,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55.17% 급감한 711억원으로 집계됐다. 더불어 2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2분기 영업이익은 1428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대비 16.50% 감소한 규모다.

이에 카카오는 체질개선에 팔을 걷어붙였다. 우선 조직개편이 이뤄졌다. 카카오는 최근 매출이 급감한 '다음'(DAUM)을 사내독립기업(CIC)으로 분리했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투자총괄대표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일부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되는 사업은 정리를 계획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적자가 쌓이고 있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달 CEO를 교체하며 클라우드 사업을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이 과정에서 임원 20여명이 면직, 일부만 재신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비롯한 일부 계열사는 ‘인력의 선순환’, ‘직원들의 선택권 확대’라는 목적으로 '공동체 이동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사업 철수 등에 따라 업무 조정이 필요한 임직원들이 카카오 공동체(계열사) 안에서 적합한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건데, 직원들 사이에선 사실상 '이직 권고'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2일부터 ‘넥스트 챕터’라는 이름으로 10년 이상 고연차 직원들에게 희망퇴직 및 이직·전적을 권하고 있다. 직책이 있거나 경력 10년 차 이상 직원이 이·전직 시 최대 15개월 치 기본급과 50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회사 측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업계에선 사실상 희망퇴직으로 해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카카오의 성장방식이 위기에 봉착했다고 분석한다. 카카오는 새로운 사업에 진출할 때 자회사를 만들고 투자 유치와 IPO(기업공개)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투자 혹한기를 맞아 자본시장에서 자금줄이 궁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미래상이 흐릿해지면서 수익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명확한 원칙을 가지고 계열사 간 사업상을 제시, 융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핵심 축인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올해 수익성이 기대되는 커머스 사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엔 카카오톡의 서비스 다각화를 위해 오픈채팅 서비스를 별도 탭으로 독립 분리했다. AI 역량을 결집하고자 최근 AI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2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기도 했다. 수익 개선이 시급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방송인 유재석씨가 자회사 안테나 3대 주주에 오르면서 예능분야 IP(지식재산) 확보에 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최신기사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

          산업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