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파이즈가이즈 강남점과 쉐이크쉑 강남점 / 각 사 제공
주요 유통 대기업들이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유치에 나서고 있다. 국내 버거 시장 규모가 확대하면서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버거 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 1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3조8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는 4조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버거 시장 성장세에 재벌가 자제들도 적극 뛰어들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은 최근 유명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국내 시장에 론칭했다.
지난 26일 운영을 시작한 '파이브가이즈 강남'은 총 618㎡(약 184평)으로, 2개 층에 좌석 150여개가 배치됐다. 오픈 첫날부터 700명 이상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파이브가이즈는 8가지 종류의 버거와 15가지 토핑을 조합해 최대 25만 가지의 다양한 스타일의 버거를 만들 수 있다. 미국 현지 매장과 동일하게 국내에서도 땅콩을 무료로 제공한다.
파이브가이즈 사업은 국내 유치부터 1호점 개점 준비까지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주도했다.
김 본부장은 직접 홍콩 매장을 찾아 현장 실습에 참여하고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파이브가이즈를 홍보하는 등 공을 들였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김 본부장이 유학 시절 즐기던 햄버거"라고 귀띔했다.
파이브가이즈는 미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23개 국가에서 180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한국은 홍콩, 싱가포르, 중국, 말레이시아, 마카오에 이어 아시아 내 6번째다.
국내 운영권을 갖고 있는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에프지코리아는 향후 5년 내에 15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파이브가이즈에 앞서 국내 프리미엄 버거 시장에 물꼬를 튼 곳은 SPC그룹이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차남 허희수 부사장 주도로 지난 2016년 7월 ‘쉐이크쉑 버거’를 선보였다.
허 부사장은 쉐이크쉑 최고경영자 랜디 가루티를 직접 찾아가는 등 끈질긴 노력 끝에 쉐이크쉑 국내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따냈다.
쉐이크쉑은 사업 초기부터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쉐이크쉑 강남점은 개점 당일 1500여명에 육박하는 고객들이 찾았다. 개점 7개월 만에 전 세계 120여개 쉐이크쉑 매장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쉐이크쉑은 강남점을 시작으로 서울·수도권,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해 부산 서면, 대구 동성로 등까지 확대하며 한국에 총 2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버거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버거 사업을 확대하려는 유통 대기업의 시도가 늘고있다"며 "프리미엄 버거를 포함한 다양한 마케팅 전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파이브가이즈의 성공 여부를 두고 재벌 3세간의 보이지 않는 '자존심 대결'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버거 시장을 발 빠르게 선점한 곳은 SPC지만, 한화 측의 저력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재벌 3세들이 직접 시장에 뛰어든 만큼, 이들의 전략과 성패 여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