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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타GO]‘RZ’와 함께 호흡하는 ‘주행의 맛’…‘렉서스’ 철학 녹인 ‘전기차’

임주희 기자 ㅣ ju2@chosun.com
등록 2023.06.26 17:34

야생마 길들여 타는 것 같은 쾌감…일체감 있는 주행 퍼포먼스
전면‘스핀들 보디’, 미래적이고 강렬한 인상
여유로운 앞·뒷좌석 공간…센터 활용해 놓치지 않은 수납력
시인성 높은 ‘14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개방감 뛰어난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

디 올 뉴 일렉트릭 RZ 450e/렉서스 제공

정숙하면서도 가속 시 야생마를 탄 것 같은 쾌감 넘치는 주행. ‘디 올 뉴 일렉트릭 RZ 450e’는 렉서스다운 정숙성을 그대로 느끼게 하면서도 운전자로 하여금 시원한 주행을 선사하는 매력이 있다. 럭셔리 하이브리드 명가 ‘렉서스’가 전기차로 내민 첫 도전장은 성공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지난 23일 렉서스의 첫 순수전기차 'RZ'를 강원도 인제 스피드웨이와 인근 도로에서 시승하며 디자인, 주행성능, 주요 기능 등을 살펴봤다.

외관은 기존의 렉서스와는 차별화됐다. 렉서스의 시그니처인 ‘스핀들 그릴’이 아닌 ‘스핀들 보디’를 선택해 묘하게 닮은 듯 다른 느낌을 줬다. 스핀들 그릴을 없앤다고 했을 때 렉서스만의 특징을 잃고 심심해지는 것은 아닐까 싶었는데 실물로 만난 RZ는 그 생각을 깨줬다.

'스핀들 보디'가 적용돼 역동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전면부(위), L자형 리어램프를 기준으로 모자를 쓴 것 같은 독특한 후면부/임주희 기자

스핀들 보디의 디자인이 전면부에 경계 없이 스며들어 디자인에 일체감을 줬다. 또한 보닛과 연결되면서 튀어나온 디자인은 미래적이고 강렬한 인상을 더했다. 스핀들 그릴을 망가뜨리라고 지시한 토요타 아키오 회장의 요구가 적중했음을 알 수 있었다.

후면부는 L자형 리어램프를 기준으로 밑에 사각형 모양에 위로 모자를 씌운 것 같은 디자인이 독특했다. 기존 렉서스 디자인에서 벗어난 듯한 외관을 보니 내부는 어떨지 더욱 궁금했다.

오렌지 톤으로 맞춰진 앞좌석 인테리어(위), 글로브 박스를 없애 더 여유로운 공간의 조수석과 센터 아래쪽에 마련된 수납공간/임주희 기자

도어 손잡이는 터치형으로 문이 다소 무거운 편임에도 비교적 쉽게 열 수 있었다. 내부를 보자마자 “아 렉서스다”라고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오렌지 톤으로 맞춰진 인테리어 콘셉트는 고급스러움을 강조했으며, 소재는 식물성 원료가 들어가 럭셔리하고 안정적으로 보였다.

특히 RZ는 공간이 굉장히 넓었다. 조수석에 글로브 박스를 없애 레그룸이 굉장히 여유로웠다. 다만 수납공간이 줄어든 것은 아닐까 싶었지만 센터 아래 공간에 수납이 가능해 아쉬움을 상쇄시켰다.

(위에서부터)넉넉한 공간의 뒷좌석, 개방감이 뛰어난 대형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 아쉬운 트렁크 적재 공간/임주희 기자

뒷좌석도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특히 대형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를 통한 개방감이 뒷좌석의 묘미다.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는 덮개를 여닫는 형식이 아닌 버튼을 누르면 불투명해지는 형식이라 전기차에 더욱 어울렸다. 다만 트렁크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것에 비해 좁은 편이었다.

(위에서부터) 14인치 대형 터치 디스플레이, 주차 보조 화면, 센터 디스플레이에서 변경해야 하는 주행 모드/임주희 기자

이 차의 또 다른 장점은 커다란 센터 디스플레이다. 14인치의 대형 터치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며 주행 시에도 위치나 정보가 한눈에 들어와 시인성이 뛰어났다. 하지만 주행 모드 변경도 디스플레이에서 해야 하는 점이 주행할 때 위험으로 다가왔다. 실제로 와인딩 코스에서는 모드 변경을 하기 어려워 속도를 많이 줄여야 했다.

다이얼 기어 등이 놓인 센터 콘솔/임주희 기자

RZ의 진정한 매력은 다이얼 기어를 드라이브로 돌리면서부터 시작된다. 전기차는 운전의 재미가 내연기관차 보다 덜하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RZ는 과감하고 시원한 주행 퍼포먼스를 몸이 그대로 느끼게 해줬다.

도로로 나가기 전 짐카나에서 잠시 RZ를 운전했는데 고깔 사이를 구불구불하게 달리고, 급유턴·급정거하는 모든 상황에서 “이 차와 내가 호흡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카사이 요이치로 RZ 부수석 엔지니어가 강조했던 ‘주행의 맛’이 뭔지 제대로 경험할 수 있었다. 내가 원하는 대로, 내가 조종하는 대로 마치 말을 탄 것 같이 RZ와 내가 함께 움직인 것이다.

도로에서는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니 몸이 뒤로 쏠리면서 더욱 경쾌해진 사운드가 응답했다. 또한 주행 모드 중에는 ‘레인지 모드’가 추가됐는데 속도가 제한되는 등 전비가 향상돼 항속거리를 우선시하는 사람들에겐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핸들링은 부드러웠다. 새 차를 운전하면 핸들링에 아직 적응이 안 돼 어색한 느낌이 있는데 RZ는 처음부터 내가 의도한 만큼 핸들이 조작되며 부드러운 움직임을 경험할 수 있었다.

꼭 필요한 정보만 들어 있는 깔끔한 계기판(위), 헤드업디스플레이/임주희 기자

헤드업디스플레이(HUD)와 계기판은 깔끔했다. 요즘 차들은 HUD와 계기판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표현하려고 노력하지만 RZ는 속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사항 등 꼭 필요한 정보만 함축적으로 보여줬다.

시승을 마치고 나니 시간이 너무 짧아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를 열고, 스포츠 모드로 바꾼 다음, 뻥 뚫린 도로 위를 시원하게 달리고 싶었다. 전기차 시장으로의 도전, 렉서스다운 정숙성과 주행의 맛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여실히 느껴지는 시승이었다.

RZ는 ▲전장 4805mm ▲전폭 1895mm ▲전고 1645mm로 중형 SUV 사이즈이며, 71.4kWh 리튬이온배터리로 최대 377km까지 주행이 가능해 다소 아쉽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제한된 배터리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강점이 있는 렉서스이기에 다음 전기차는 어떻게 진화할지 기대가 된다.

RZ는 ▲수프림 8480만원 ▲럭셔리 9250만원으로 제공되며 수프림의 경우 전기차 구매 보조금 320만원을 받을 시 8160만원에 구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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