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남 스타필드에 개점한 '와인클럽' 전경. /이마트 제공
국내 유통 대기업 간 '와인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코로나19 동안 ‘혼술’과 ‘홈술’이 트렌드로 자리 잡은 데다 국내 와인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다. 이들은 와인 수입사 설립부터 해외 와이너리 인수, 전문 매장 구축 등 와인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특히 유통 맞수 신세계와 롯데 간 와인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한데, 신세계는 와인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해외 와이너리 인수 및 대규모 와인 점포를 개점하는 등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롯데 역시 신세계를 바짝 추격하며 와인 전문 매장수를 늘리거나 해외 와이너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와인 인기가 지속되면서 유통 대기업들이 국내 와인 시장 주도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와인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신세계다. 신세계는 2008년 주류 수입유통 자회사 신세계L&B를 설립하며 와인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신세계L&B는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이마트24 등 주요 계열사에 와인을 공급하며 와인시장 점유율(전문 수입사 제외) 1위에 올랐다. 신세계L&B의 지난해 매출액은 2063억원으로 전년 대비 64억원 증가했다.
미국 와이너리 인수도 나섰다. 신세계는 정용진 부회장 주도로 지난해 2월 부동산 개발 계열사인 신세계 프라퍼티를 통해 미국 나파밸리 프리미엄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드'를 3000억원에 인수했다. 같은 해 8월에는 나파밸리 소재 포도밭 '와일드푸드 빈야드'를 인수한데 이어 올해는 '얼티미터 빈야드'도 인수하며 주류 제조 영역으로 발을 넓혔다.
이어 지난달에는 경기 스타필드 하남에 체험형 와인 전문매장 '와인클럽'을 열었다. '와인클럽'은 약 500평 규모로 꾸며졌다. 와인과 위스키, 맥주, 전통주 등 약 700여 종의 술을 판매한다.
와인 사업에 가장 먼저 발을 들인 롯데(와인시장 점유율 2위)도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롯데는1977년 출시된 최장수 국산 와인 ‘마주앙’을 생산하며 롯데칠성과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새 판을 짜고 있다.
롯데마트는 2021년 와인 전담팀 ‘프로젝트W팀’을 신설하고 와인 전문매장 ‘보틀벙커’를 선보였다. 롯데마트는 올해 보틀벙커 4호점을 롯데마트 서울역점에 열 계획으로 알려졌다. 롯데칠성은 복수의 해외 와이너리를 대상으로 인수를 검토 중이다. 롯데칠성의 지난해 와인 사업 매출액은 996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지난해 3월 와인 수입 유통사 비노에이치를 설립하고 와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비노에이치는 현대그린푸드와 현대이지웰 등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들이 공동 출자해 설립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복합 주류매장 ‘와인웍스’ 3곳을 운영 중이며 지난해 11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에 와인 전문 매장 ‘와인리스트’를 선보였다.
이 밖에 한화갤러리아도 이달 1일 와인 자회사인 비노 갤러리아를 설립하며 와인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한화갤러리아는 유럽, 미국 등 주요 와인 산지에서 고급 와인을 직수입해 VIP 와인 구독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유통 대기업들의 이같은 행보는 와인 시장 성장세와 무관치 않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와인 소비가 늘며 시장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정용 와인 시장 규모는 1조5000억원으로 전년 보다 10% 늘었다. 올해는 1조7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25년에는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