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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보여주기용’ 5G 중간요금제?…"상술같다"

강나윤 기자 ㅣ muse@chosun.com
등록 2023.06.26 17:44

중간요금제 도입에도 기존 5G 요금제 사용자의 ‘하향 이동’ 적어
“비교하기 어려워”, “알맞는 게 없어”…소비자 불만 여전
“소비자 기만”…“요금 인하하고 서비스 품질 개선해야”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달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동통신 3사의 5G 서비스 속도 관련 부당광고 건에 대한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뉴스1

정부의 압박에 통신업계가 다양한 조합의 5G 중간요금제를 줄줄이 출시하고 있지만 막상 기존 5G 이용 소비자들은 떨떠름한 눈치다. 사용량에 맞는 요금제를 고르기도, 요금 부담을 파격적으로 줄이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3사의 올 2분기 합산 영영이익은 1조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2분기 합산 매출액은 14조4586억 원, 영업이익은 1조2637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6분기 연속 1조원을 웃도는 실적이다.

이는 정부가 이통사에 5G 중간요금제 도입을 압박했을 때 수익 악화를 염려하던 ‘엄살’과는 상반되는 결과다. 5월부터 본격 출시된 중간요금제는 통신업계 우려처럼 기존 높은 요금제의 가입자를 하향 이동시키기보다는, 더 저렴한 LTE 요금 가입자를 상향 이동시켰다고 분석된다.

기존에 5G 요금제를 이용하던 일부 사용자들은 중간요금제가 도입돼도 “크게 바뀐 건 없다”며 시큰둥해한다. 20대 직장인 A씨는 “다양한 중간요금제가 출시됐지만 한 달 사용 데이터양에 딱 맞는 요금제를 찾기는 힘들었다”며 “통신요금이 큰 지출을 차지해 줄이고 싶지만 아직 선택지는 한정돼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30대 직장인 B씨도 “중간요금제가 다양해져도 현실을 반영한 여러 사용방식을 담아내진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이런 한계는 기존 요금제에 추가요금을 더해 데이터 사용 폭을 늘리는 식의 중간요금제 원리에서 기인한다. 6만원 내외의 기존 요금제에 몇 천원씩 추가해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늘리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이 선보인 ‘5G 맞춤형 요금제’는 베이직플러스(월 5만9000원)에 최대 9000원을 추가해 최대 75GB를 늘릴 수 있다. KT는 기본 월 6만3000원에 최대 7000원을 추가해 75GB를 증가시킬 수 있다.

이는 5G 요금제의 최소 데이터를 낮게 설정하는 등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힌 해외 통신사들과 대조된다. 일본의 'NTT 도코모'는 1GB(3465엔, 약 3만4000원)부터 무제한(7315엔, 약 7만2000원), '소프트뱅크'는 100MB(1408엔, 약 1만4000원)부터 무제한(7238엔, 약 7만2000원)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영국의 'O2'는 1GB에 20파운드(약 3만3000원)부터 무제한 36파운드(약 6만원), '보다폰'은 약정 없이 2GB(25파운드, 약 4만2000원)부터 제공한다.

복잡한 부대 사항으로 비교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40대 가정주부 C씨는 “통신사마다 워낙 다양한 방식의 중간요금제가 나왔지만 중구난방으로 느껴진다”며 “어떤 요금제가 가장 합리적인지 일목요연하게 비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교를 어렵게 하는 것도 업계의 상술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5G 품질에도 있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5G가 LTE보다 확연하게 빠르게 느껴지지 않는다’며 의문을 제기해왔다. 실제로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5G가 LTE보다 20배 빠르다는 이통3사의 광고가 과장됐다고 결론 내며 과징금 336억원이라는 철퇴를 놨다. 5G 손해배상 소송에 참여한 소비자도 1000여 명에 달한다. 하지만 이통3사가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처분에 ‘억울하다’는 입장이라, 행정소송에 나서면 소비자와의 법적 다툼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소비자들은 통신사들의 요금제 가격 인하와 다양화가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이동통신사가 소비자 기만으로 번 수조원은 영업이익이 아니라 '부당이득'"이라며 "이렇게 거둬드린 이득은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 그 방법은 요금 인하와 5G 품질 개선을 통한 소비자 만족도 개선이다"라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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