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퍼스트 디센던트./넥슨 제공
국내 게임업계가 ‘루트슈터’ 장르 잡기에 총구를 겨누고 있다. 굵직한 게임사들에서 올해와 내년 내 루트슈터 장르 게임 출시를 예고하면서 국내외 시장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루트슈터는 슈팅 게임(FPS)와 역할수행게임(RPG)이 결합된 장르다. 슈팅 게임의 쾌감과 캐릭터를 키우고 아이템을 수집하는 RPG의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이 때문에 루트슈터는 게임 플레이 시 게이머의 실력 및 장비의 수준에 민감하게 좌지우지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실력에 따라 차이가 두드러지는 기존 FPS보다는 조작 부담이 적고, 장비와 레벨이 우선시되는 RPG에 비해서 실력으로 장비를 극복할 수 있다.
국내 게임업계 1위 넥슨은 루트슈터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의 크로스플레이 베타테스트를 8월 말 실시할 예정이다. 출시는 올 4분기로 잡혔다. 넥슨은 “퍼스트 디센던트는 차세대 3인칭 루트슈터 게임으로 언리얼 엔진5로 구현한 하이 퀄리티 비주얼, 액션성 넘치는 협동 슈팅 게임(CO-OP), 지속 가능한 RPG를 핵심가치로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엔씨소프트도 루트슈터 장르 ‘LLL'을 기대신작으로 내걸고 있다. 트리플 A급 3인칭 슈팅게임으로, 근미래 서울을 배경으로 한다. LLL의 게임플레이 서버 개발자는 “입력부터 반응까지 시간을 줄이는 것은 기본이고, MMO지만 반응성을 높이기 위해서 서버를 분산 처리하는 구조로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2024년 PC와 콘솔 동시 출시를 목표한다.
라인게임즈도 올해 내 중세 판타지 배경의 루트슈터 게임 ‘퀀텀 나이츠’를 출시할 예정이다. 루트슈터 게임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배경에 마법 공학이 가미된 독특한 세계관을 지녔다. 회사 관계자는 “퀀텀 나이츠의 총기는 각각 고유한 능력과 개성 있는 외형을 가졌다”며 “이를 통해 다양한 장비를 수집·성장시키면서 자신만의 플레이 조합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룹 모태인 게임사업에 집중해 수익성 강화를 꾀하는 NHN 역시 기대작 중 하나로 ‘다키스트데이즈’를 뽑는다.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이 배경인 루트슈터 신작이며, PC와 모바일 이용자 모두 즐길 수 있는 크로스 플레이로 제작 중이다. ‘배틀그라운드’ 제작사 크래프톤도 루트슈터 장르 신작 ‘프로젝트 블랙 버짓’을 개발 중에 있다. 이 게임은 배틀그라운드의 핵심 개발진을 중심으로 제작되고 있다.
이처럼 국내 게임사들이 잇따라 루트슈터 장르를 선택하는 건 개발에서의 이점과 장르적 매력을 모두 잡기 위함으로 보인다. RPG는 국내 게임계에서 인기 있는 장르다. 슈팅 게임 역시 개발 경험이 풍부하다. 두 장르를 결합한 루트슈터는 우리나라 게임사들이 노하우를 여실히 녹여 개발하기 비교적 쉬운 장르라는 평이다.
루트슈터는 또 색다른 장르를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에도 들어맞는다. 엔씨소프트의 'LLL'은 발표 이후 이용자들로부터 전반적으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더불어 루트슈터 게임은 해외 시장 확장의 무기로도 활용할 수 있다. 루트슈터가 국내에서 아직 생소한 장르인 것에 비해 북미·유럽 등 서구권에서는 보편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이 같은 장점에 루트슈터 신작의 우수한 성적표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국내 개발사들이 MMORPG로 축적된 RPG 개발 및 운영 노하우를 서구권에서 인기 높은 슈팅 장르에 접목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힘을 싣고 있다”면서 “국내외 시장에서 모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