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개발한 ‘현장 CCTV 영상 분석 시스템’./현대건설 제공
인공지능(AI) 기술의 가파른 성장은 건설업 현장도 발전시키고 있다. AI를 활용해 건설 현장의 위험을 감지하고 균열을 추적할 뿐 아니라, 지역별 적정 주택 공급량을 계산하는 AI 모델도 개발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자체 개발한 AI 알고리즘 융합모델에 대해 한국표준협회로부터 ‘AI+’ 인증을 받았다. AI+는 한국표준협회가 국제표준화기구(ISO) 등 국제표준에 근거해 AI 기술이 적용된 제품과 소프트웨어의 품질을 인증하는 제도다. 건설업계에서 AI+ 인증을 획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AI기술 도입을 통한 건설분야 기술의 디지털 전환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건설산업 분야의 단계별, 부문별로 AI기술이 다양하게 접목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이앤씨가 이번에 개발한 '지역별 부동산 시장 분석' AI 모델은 매매가·매매수급동향 등의 지표를 데이터화해 시장현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해당지역의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영향인자를 도출해낸다. 이 모델은 주택공급이 필요한 도시를 발굴하고 적정 공급규모와 공급시기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AI+ 인증을 받은 또 다른 모델 '공동주택 철근소요량 예측'은 사업의 효율성과 정확성 제고를 겨냥했다. 포스코이앤씨가 과거 시공한 공동주택의 유형별 철근사용량을 머신러닝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을 거쳐 신규 건설에 소요되는 철근량을 산출한다. 견적단계부터 정확한 철근사용량이 예측 가능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철근 수급과 시공 품질 확보가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AI가 실시간으로 건설현장의 위험성을 감지하는 기술도 도입됐다. 현대건설은 AI 기반의 건설현장 영상 분석 기술을 개발하고 지난해 특허 등록했다. 현장 CCTV를 통해 송출되는 영상을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작업자와 건설장비, 화재 위험요소의 위치를 감지함으로 위험을 사전 방지하는 기술이다. 또 자세 추정 알고리즘에 기반해 작업자의 주요 관절 및 행위를 탐지, 위험 동작을 인식한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건설 현장의 위험성을 평가하는 AI 프로그램 가동을 시작했다. 프로그램은 안전관리 직원과 협력사 직원이 현장 작업 내용, 위험 요인 등을 등록하면 데이터를 취합·분석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롯데건설은 지난 3월 AI 기반으로 흙막이 가시설 배면에서 발생하는 균열을 부각할 수 있는 ‘흙막이 가시설 배면부 균열 추적 시스템’을 개발, 특허 출원하기도 했다.
DL이앤씨가 구축한 고객응대 관리시스템 ‘디보이스(D-VOICE)’에는 업계 최초로 챗GPT가 적용됐다. AI가 상담 내용을 요약·분석하며 키워드별로 분류해 저장한다. 회사 측은 향후 챗GPT를 다양한 업무 분야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업무 생산성과 데이터 정확도 향상을 위해 AI기술 도입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업에서 프로젝트에 대한 실적 데이터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이 데이터를 수주 예정 혹은 수주 진행 중인 사업에 보다 정확하게 적용하기 위해 AI 기술이 도움 되고 있다”며 “업계특성상 관련 AI 기술의 영향을 소비자가 직접 체감하진 못할 수 있지만, 다른 사업군과 마찬가지로 관련 기술이 활발히 도입되고 있는 과정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