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어라운드어스 제공
"저는 여러분의 스타이기도 하지만, 스스로 자체발광할 수는 없어요. 여러분이 있어야 빛이 나거든요."
양요섭은 가장 솔직할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콘서트 무대 위, 팬들을 마주했을 때라고 말했다. 5년 만에 솔로 콘서트를 연 양요섭은 팬들을 향한 마음을 가득 담아 달콤하고도 쌉싸름한 초콜릿 같은 무대를 선사했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양요섭의 솔로 콘서트 'BITTER SWEET(비터 스위트)'가 열렸다. 이번 콘서트는 지난 2018년 열린 양요섭의 첫 솔로 콘서트 '백(白)' 이후 5년 만에 개최됐다.
양요섭은 'Chocolate Box(초콜릿 박스)'로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마치 선물 상자를 열듯 설렘 가득한 무대를 선보인 그는 이어 팬들을 보고 싶었던 마음을 담아 '나와'를 열창했다. 솔로로서는 오랜만에 팬들을 마주한 양요섭은 "2018년도에 제 첫 콘서트 이후로 5년 만에 여러분을 찾아뵙게 됐다. 5년 전에 오신 분들도 계시고 이번 공연에 처음 와주신 분들도 계실 텐데 즐겁게 즐기고 가시면 좋겠다"며 인사를 건넸다.
게다가 이번 공연은 지난 2021년 첫 솔로 정규 앨범 'Chocolate Box' 발매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개인 공연이다. 양요섭은 "원래는 정규 1집 발매 이후 콘서트를 했어야 했는데 그때 코로나도 그렇고 상황이 여의치가 않았다. 그래서 이제서야 인사를 드리게 되는 점, 미안하다는 말은 싫어하실 것 같아서 그냥 유감이라고 하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어 양요섭은 이번 공연에 대해 "앨범 '초콜릿 박스'의 연장선상에 있는 공연을 만들고자 했다"며 화이트, 밀크, 다크초콜릿처럼 솔로 아티스트 양요섭만의 다채로운 매력을 담았다고 말했다. 뜨거운 함성과 함께 응원봉을 흔드는 팬들을 바라본 양요섭은 '예뻐 보여'에 이어 '척', '돈 들어오면'을 가창, 달콤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양요섭은 올 초 그룹 하이라이트 팬 콘 투어 이후 곧바로 솔로 콘서트 준비에 돌입했다고. 오랜만의 솔로 콘서트에, 건강 문제까지 겹쳐 쉽지 않은 준비 기간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금은 정말 행복한데 가끔은 (무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했다. 제가 5월은 많이 아픈 상태로 공연 준비를 해야했다"며 "각종 감기와 싸우다가 2주 전에는 코로나까지 찾아왔었다. 여러분들께 부담을 느끼게 하기 싫다는 생각에 아무 말 안 했는데, 이렇게 여러분을 보니 다 말하고 싶어진다"며 어리광을 부리기도 했다. 이내 양요섭은 컨디션 난조에도 최선의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비터 스위트' 큐시트를 꾸몄다며 '툭'과 'Yes or No(예스 오어 노)' 무대를 이어갔다.
1부에서 화이트 초콜릿처럼 달콤한 매력을 보여줬다면, 2부는 밀크 초콜릿처럼 부드러운 감성 보컬로 꽉 채웠다. 감성적인 밴드 사운드와 양요섭의 보컬이 콜라보를 이룬 '위로', '나만', '별', 'Dry Flower(드라이 플라워)', 'It's You(잇츠 유)'까지 선보이며 공연장을 감동으로 물들였다. 양요섭 역시 "지금 이 감성에 취해 있으면 눈물이 날 것 같다"며 팬들과 함께하는 이 공간, 이 순간의 감성에 빠진 모습을 보였다.
평소 팬들과 소통하는 것을 즐기는 양요섭은 이번 솔로 콘서트 MD와 포스터 촬영을 위해 오스트리아를 찾았다며 비하인드 컷을 직접 공개, 남친짤을 방출하기도 했다. "(사진을) 공개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굴렀다"던 그는 그간의 근황을 전하듯 소소한 에피소드까지 언급하며 즐거웠던 순간을 팬들과 공유했다.
3부는 다크초콜릿 그 자체인 양요섭의 순간들이 담겼다. 보다 성숙한 의상을 입고 등장한 양요섭은 이별곡 '카페인', '네가 없는 곳' 무대를 꾸몄다. 특히 '네가 없는 곳' 전주가 시작되자 객석에서 슬로건 이벤트가 시작됐다. 무대 중반에서야 이를 눈치챘다는 양요섭은 "온갖 멋있는 척을 하고 있었는데 여러분이 저를 함박웃음 짓게 하신다"며 "하이라이트 멤버이자 솔로 가수 양요섭의 여러 멋진 행보를 기대해 주셔서 감사하다. 여러분의 응원이 없었다면 모든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팬 사랑을 드러냈다.
특히 이번 공연 셋 리스트에는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무대들이 눈길을 끌었다. 양요섭은 '드라이 플라워'에 이어 '느려도 괜찮아', 'Body & Soul(보디 앤 소울)' 무대를 처음 선보였고, 특히 듀엣곡 '느려도 괜찮아'는 솔로곡으로 편곡해 기존 음원과는 또 다른 재미를 안겼다.
양요섭은 첫 솔로 정규앨범 타이틀곡 'Brain(브레인)'을 마지막 무대로 선보이며 "코로나 때문에 2주간의 활동에서도 직접 보여드리지 못했던 무대다. 아쉬운 마음을 담아 이렇게 처음으로 보여드린다"며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팬들을 떠나보내기 싫은 듯, 양요섭은 셋 리스트에 포함되지 못한 팬들의 요청곡을 즉석 라이브로 소화, 특급 팬 서비스를 선사했다.
식지 않은 열기는 앙코르로 이어졌다. 막을 내린 무대를 향해 팬들의 앙코르 요청이 쇄도했고 다시 등장한 양요섭은 "여러분과 함께 노래를 부를 이날만을 저 역시 너무나 기다렸기에 이렇게 끝나는 게 너무 아쉽지 않나"라며 앙코르곡 'Moonlight(문라이트)', 'Look At Me Now(룩 앳 미 나우)'로 아쉬움을 달랬다.
행복한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단체 인증샷을 촬영하자는 양요섭의 말이 나오자, 화면에는 양요섭을 향한 팬들의 사랑이 담긴 SNS 게시물들이 펼쳐졌다. 이를 찬찬히 보던 양요섭은 감동한 듯 꿀이 떨어지는 눈빛으로 관객석을 바라봤고, 팬들은 그런 양요섭을 위해 '위로'를 제창했다. "여러분의 목소리로 '사랑한다'는 말을 들으니 오늘 많이 벅차다"며 울컥한 그는 "오랜만에 솔로 가수 양요섭으로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여러분께도 초콜릿처럼 달콤 쌉싸름한 하루가 되셨기를 바란다"라며 팬들과 함께하는 듀엣곡 'LOVE DAY(러브데이)'로 첫 날 공연을 마무리했다.
한편, 양요섭의 솔로 콘서트 'BITTER SWEET'는 오늘(11일) 오후 5시에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리며, 이날 공연은 CGV 용산아이파크몰, 강남, 센텀시티, 영등포, 왕십리, 인천 등 6개 극장에서 단독 생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