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 일렉트릭/현대차 제공
야구에서 ▲장타력 ▲주루 ▲타격정확도 ▲수비 ▲송구능력을 겸비한 선수를 ‘5툴 플레이어’로 부른다. 모든 능력을 두루 겸비한 야수에게 달아주는 타이틀이다. 힘이 있으면 정확도가 떨어지거나 느린 경우가 보통이다. 이 때문에 야구판에서 5툴 플레이어의 주가는 언제나 상한가다.
지난 23일 경기도 하남에서 속초에서 강원도 속초까지 약 173km를 주행한 ‘디 올 뉴코나 일렉트릭’은 자동차 시장의 5툴 플레이어라는 인상을 남겼다.
이 차는 ▲주행성능 ▲운전편의 ▲편의장비 ▲활용도 ▲경제성 등 운전자의 니즈를 대부분 충족시킬 수 있는 ‘완성형 5각형’에 가까운 상품성을 보여줬다. 출퇴근을 하는 일상은 물론, 주말여행 등 다방면에서 활용도가 높다는 뜻이다.
이번에 핸들을 잡은 코나 일렉트릭은 아틀라스화이트 색상에 베이지 컬러패키지로 실내를 꾸민 롱레인지 인스퍼레이션 모델(5603만6860만원)이다.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59만원), 파킹어시스트(98만원) 와이드 선루프(59만원) 빌트인 캠2(44만원) 에코패키지(베이지 컬러패키지/세이지그린 컬러패키지·20만원) 옵션이 적용돼 있었다.
주차장에서 처음 만난 코나는 현대가의 최신 ‘디자인 룩’을 입고 있었다. 승합차 스타리아, 대형세단 그랜저와 유사한 느낌의 미래지향적 얼굴, 대각선 캐릭터 라인으로 잔뜩 힘을 준 옆면, 정갈한 모습의 뒤태가 잘 어우러지는 모습이다.
코나 일렉트릭의 HUD와 주차보조 시스템 /디지틀조선TV
운적석 문을 열자 시트가 뒤로 밀리면서 승차를 돕는다. 자세를 잡고 출발 버튼을 누르자 계기판에서 출발 준비를 알린다. 시트는 운전자의 몸을 흔들림 없이 잘 잡아준다.
현대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된 12.3인치 클러스터와 12.3인치 내비게이션이 통합된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정보를 보기 쉽게 알려준다. 네비게이션 하단에 물리버튼이 배치돼 있어 공조장치 등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시내 도로에서 조용하고 얌전히 달리던 코나 일렉트릭은 고속도로에서 성격이 바뀐다. 서울양양고속도로에 진입해 가속 페달에 힘을 얹자 전기차 특유의 가속감이 느껴진다. 최고출력 150kW의 모터가 1720kg(공차중량)의 차체를 시원하게 밀어붙인다.
고속에서 코나 일렉트릭은 균형잡힌 주행 실력을 보여줬다. 무게 중심이 상대적으로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지만 코나 일렉트릭은 급하게 차선을 변경해도 흔들림 없이 도로를 물고 나아간다. 실내는 내연기관차와 비교하기 어려울정도로 조용하다. 약간의 풍절음과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음만 귀에 꽂힌다.
코나 일렉트릭의 고속도로 주행 보조 2(HDA 2)를 사용하면 더욱 편안한 드라이브가 가능하다. 완전 자율주행은 아니만 차가 나를 데려 간다는 느낌이다. 차는 차선 중앙을 정확히 유지하면서 옆차가 끼어들거나, 정체구간에 진입해도 안정감 있게 가고 서고를 반복한다.
어느 환경에서도 시인성이 뛰어난 헤드업디스플레이(HUD)도 운전의 쾌적함을 배가하는 요소 중 하나다. 서라운드 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등의 기능으로 주차 편의성도 높다.
차량의 서스펜션은 딱딱하지도 무르지도 않은 느낌이다. 도로 요철이나 과속방지 턱을 지날 때 충격을 가볍게 받아준다. 굳이 표현하면 ‘상쾌한 단단함’이다.
코나 일렉트릭 실내 /디지틀조선TV
실내는 성인 4명이 여유있게 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전장 4355mm에 휠베이스 2600mm인 코나 일렉트릭은 실내 공간을 알차게 구성했다. 릴렉션 컴포트 시트가 적용된 운전석과 동승석에 비해 뒷자리는 안락함이 떨어진다. 하지만 레그룸과 헤드룸이의 여유가 있고, 리어 터널이 없어 불편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코나 일렉트릭은 캠핑 등 야외 활동에서 활용도가 뛰어날 것으로 보인다. 6대4 분할시트가 적용돼 레저 활동에 필요한 장비와 짐을 싣는 것은 물론, 플랫 2열 폴딩 시트를 활용하면 차박도 가능하다. 트렁크 바닥 커버를 열면 추가 수납공간이 나온다. 이곳에는 타이어 수리키드, 충전케이블, 접이식 안전삼각대가 들어있다. 용량 27ℓ의 프렁크에도 가벼운 짐이나 소형 가방을 보관할 수 있다.
전기차 배터리를 외부로 끌어쓰는 기술인 V2L 기능이 실내외에 있어 야외에서 다양한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코나 일렉트릭의 매력이다.
코나 일렉트릭 트렁크와 프렁크 /디지틀조선TV
코나 일렉트릭은 ▲차량을 항상 최신 사양으로 유지할 수 있는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 ▲빌트인 캠 2 ▲카페이와 연동해 실물 카드 없이도 결제가 가능한 e 하이패스 기능 등을 탑재해 편의성을 끌어 올렸다.
제원상 코나 일렉트릭의 1회 충전 후 최대 주행거리는 417km(복합·17인치 타이어 기준)다. 이번 시승차량에는 19인치 휠에 앞 뒤 모두 235/45 사이즈의 타이어가 끼워져 있었다. 19인치 타이어가 적용된 모델의 최대 주행거리는 368km.
이번에 핸들을 잡은 코나 일렉트릭은 출발전 95%가 충전된 상태에서 주행 가능거리 404km를 표시하고 있었다. 휴게소에 2차례 들려 170km를 넘게 달려 도착한 속초에서 확인한 배터리 잔량은 61%, 남은 주행 가능거리는 260km로 제원표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탠다드와 롱레인지의 배터리 용량은 각각 48.6, 64.8kWh다.
한편, 코나 일렉트릭의 판매 가격은 스탠다드 모델 프리미엄 4654만원, 롱레인지 모델 프리미엄 4968만원, 인스퍼레이션 5323만원이다. 전기차 구매 시 적용되는 개별소비세 혜택과 구매보조금을 반영할 경우 스탠다드 모델 프리미엄은 3000만원대 초중반, 롱레인지 모델 프리미엄은 3000만원 중반대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 하남에서 출발전(위)과 강원도 속초 도착후 코나 일렉트릭 계기판. /디지틀조선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