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한국산 라면에 대한 관리강화 조치를 18개월 만에 해제한다. 잔류 농약 성분의 하나로 1급 발암 물질로 꼽히는 에틸렌옥사이드(EO) 등에 대한 관리 강화 조치가 풀리는 것이다. 이에 따라 농심 '해물탕면' 등 한국 라면의 유럽 수출 증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EU는 올해 7월부터 수입되는 한국산 라면에 대해 이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 운송 기간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에서 5~6월에 선적하는 제품부터 완화된 기준이 적용된다.

지난 2021년 8월, EU로 수출한 우리나라 라면에서 EO의 반응산물로 생성될 수 있는 2-클로로에탄올(2-CE)이 검출되며 EU는 지난해 2월부터 EO 관리강화 조치를 시행해왔다.

이에 따라 EU에서는 한국 업체에 EO 최대 잔류 수준 규정의 준수 여부를 증명할 수 있는 공인시험, 검사기관의 시험·검사성적서와 우리 정부의 공식증명서 제출 등을 요구해왔다.

식약처는 서류 제출로 인한 국내 업체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리강화 조치 시행일 연기를 계속 요청하다가 지난해 6월부터는 조치를 다시 검토해달라며 EU보건식품안전총국과 영상회의를 열었다.

이후 작년 11월과 지난달에는 EU보건식품안전총국에 한국 대표단을 파견하며 조치 해제를 요청했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식약처는 EU의 이번 결정으로 관련 업체 수출액이 1800만 달러(한화 약 238억원) 이상 늘 것으로 기대된다며, EO 기준을 그대로 준용하는 대만과 태국 등에서도 한국산 라면 수출이 증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라면업계는 이번 규제 완화 조치로 현지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신속한 통관에 따른 빠른 시장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봤다. 특히 에틸렌옥사이드 관련 규제로 유럽 수출에 애를 먹던 농심은 유럽 시장 점유율 확대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 측은 " 유럽 수출에 필요했던 증빙서류(시험, 검사성적서) 제출이 폐지되면 EO 검사와 제품 보관 등에 사용되는 비용 절감으로 경제적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식약처의 많은 노력으로 유럽 내 한국 식품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개선되어 왔고, 그 결과 관리 강화 조치 해제라는 구체적 성과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며 "이번 조치가 향후 유럽 수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