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임시주주총회 종료 후 장세주 회장이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동국제강 제공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귀환했다. 지난 2015년 대표이사에서 사임해 동생인 장세욱 대표이사 부회장이 동국제강을 이끌게 된 후 8년 만에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이다.
동국제강은 12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장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또한 인적분할 안건도 통과되며 본격적인 지주사 체제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장 회장은 장상태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1978년 동국제강에 입사해 인천제강소장, 경영기획실장, 영업본부장을 지내며 23년 동안 실무에서 경영 수업을 받았다. 이후 2001년 동국제강 회장에 취임해 철강 사업 고도화에 힘썼다. 브라질에 CSP제철소를 건설, 고로 사업을 시작해 할아버지인 창업주 장경호 회장의 숙원 사업을 이뤘다.
또한 그는 2009년 경북 포항에 중앙기술연구소 준공, 2010년에는 충남 당진에 후판공장을 연이어 준공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포스코와 현대제철과 함께 동국제강을 철강 3강으로 키웠다.
장 회장은 공격적인 사업 확장뿐 아니라 노사화합과 뚝심 있는 경영을 보여줬다. 2015년 포항 2후판 공장을 폐쇄할 때 직영 직원을 100% 고용 승계했다. 그는 후판사업을 철수하면서 “철근 공장만큼은 지켜내야 한다”며 “아무리 어려워도 투자를 게을리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과도 우애가 깊다. 장세욱 부회장은 장 회장의 사임 이후 실질적인 경영을 맡았으나 중요한 의사결정 때 장 회장의 자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형제 리더십을 보여줄 예정이다.
한편 장 회장의 장남인 장선익 전무의 행보도 이목이 집중된다. 장 전무는 장 회장이 물러나고서도 과장에서 이사로 파격 승진했으며 2020년에는 상무에 올랐다. 이후 핵심 사업 부문인 구매부문을 맡으며 아버지에 이어 동국제강을 이끌 인물로 거론됐다.
동국제강은 임시주총에서 인적분할 안건이 의결되며 다음 달 1일 지주사로 새롭게 나아간다. 동국홀딩스를 지주사로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을 사업 회사로 두게 된다. 지주사로 전환된 동국홀딩스는 장 회장을 필두로 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한다.
이날 장 회장은 경영 복귀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장세욱 부회장이 회사를 이끌어 나가는데 보조를 맞출 것"이라며 "경험과 지혜를 마지막으로 쏟아 부어 동국제강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