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 의장. / 쿠팡 제공
쿠팡의 기세가 매섭다. 3개 분기 연속 흑자 달성에 사상 최대 매출도 동시에 경신했다. 특히 유료멤버십 ‘와우’ 혜택을 늘리면서 충성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색 서비스를 앞세워 고객 만족도 제고는 물론 충성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를 노리기 위함이다. 이마트와 롯데 등 주요 유통사들 간 유료 멤버십 서비스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쿠팡의 성장세가 지속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쿠팡이 1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7조3990억원(58억53만달러)으로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경신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62억원(1억677만달러)으로, 지난해 3분기(1037억원)·4분기(1133억원)에 이어 3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이어갔다. 분기 영업이익이 1억달러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당기순이익은 1160억원(9085만달러)을 기록했다.
쿠팡의 성장 배경에는 유료 멤버십 ‘와우’가 꼽힌다. 올 1분기 쿠팡의 풀필먼트서비스 ‘로켓그로스’ 판매량이 90% 늘면서 로켓배송 상품군이 확대됐다.
실제 쿠팡에서 한번이라도 구매한 활성 고객 역시 기존 1800만명에서 5%가량 늘며 1900만명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1인당 고객 매출은 39만원으로 8% 늘었다.
‘로켓그로스’는 오픈마켓 판매자가 쿠팡 물류센터에 상품을 입고 하면 보관·재고관리·포장·배송·반품을 모두 쿠팡이 담당하는 서비스다. 유로 멤버십 와우 가입자는 오픈마켓 상품을 로켓배송으로 받아 볼 수 있고 판매자는 빠르게 매출을 늘릴 수 있다.
쿠팡은 최근 와우 멤버십 서비스로 '쿠팡이츠 할인'을 추가했다. 와우 회원은 모든 주문에 대해 5~10%씩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쿠팡은 이 할인 혜택이 향후 멤버십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의장은 "쿠팡이츠에서 구매하는 와우 회원은 그렇지 않은 와우 회원보다 2배 이상 더 많이 지출한다"며 "로켓프레시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일반 소비재에 대한 지출 수준과 참여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향후 쿠팡이츠 할인을 시작으로 ‘와우’ 멤버십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고객 경험과 운영의 탁월성에 집중한 것이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낸 비결”이라며 “전체 유통시장보다 몇 배 빠른 속도의 성장률을 계속 기록하고 있으며 활성고객의 증가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판매자가 로켓배송으로 성장했다”며 “‘와우’ 멤버십을 지구상 최고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쿠팡의 전략에 국내 유통사들 간 순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실제 쿠팡은 이미 지난해 신세계그룹 턱밑까지 쫒아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통 시장 매출 기준 점유율은 신세계(5.1%), 쿠팡(4.4%), 롯데(2.5%)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쿠팡의 성장을 이끈 유로 멤버십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은 기존 온라인 유료 멤버십인 ‘스마일클럽’을 오는 6월 온·오프라인 통합 멤버십인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으로 개편한다. 멤버십 회원은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채널인 SSG닷컴(쓱닷컴)과 G마켓은 물론 오프라인 계열사 전반에 걸쳐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롯데 역시 4000만 회원을 보유한 그룹 멤버십 서비스 ‘엘포인트 멤버스’ 혜택을 지속적으로 늘린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 성장에 기여하는 충성 고객 확보가 향후 이커머스 업계의 키 포인트가 될 것 같다”며 “경쟁 업계 간 내놓는 멤버십 혜택을 비교해보는 것도 새로운 즐거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